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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는 곳간 열어 서민 피눈물 닦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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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3-0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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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단체들이 코로나19 집합금지 등으로 인해 받은 경제적 피해를 소급해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가올 보상이 아니라 지나간 보상까지 한꺼번에 하라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제대로 된 코로나 재난 보상을 위한 손실보상 소급적용 등 자영업자 단체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손실보상 법제화를 앞으로 발생할 피해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과거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도 소급적용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딱하다.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우리는 정부의 행정명령을 최선을 다해 따랐다. 배를 채우기 위해서 손실보상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힘들었던 부분을 헤쳐나갈 수 있는 여지를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석 전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회장은 "국가가 문을 닫으라고 해서 성실하게 피눈물을 머금고 잘 따랐다.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는 건 횡포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다. 김기홍 전국PC카페대책위원회장은 "개인적으로 집합금지로 인해 파산까지 가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다시 회복하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암담한 상황이다. 여기서 더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건 목을 조르는 것과 다름 없다"고 했고 이창호 음식점호프비상대책위 공동대표는 "업계 실태 조사 결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매출이 평균 72% 하락했다. 일률적인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다양한 손실보상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손실보상제 제도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정세균 총리는 "소급적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제 자영업자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문을 닫으라고 해서 닫았지 않느냐. 그러니 정부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명료하게 주장하고 있고 정부는 국가 재정의 사정을 보느라 소급적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미리 내비치고 있다.
   과연 어느쪽의 입장이 옳은 것인지 심각하게 따져봐야 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집단이 어찌 자영업자들뿐이겠는가. 하지만 가장 심각한 위기에 몰린 집단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이들이 지난 1년간 거의 문을 닫다시피 했으니 곡소리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도 국가 부채비율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출혈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35조의 추경을 반영해 놨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미국은 코로나19 경제대응을 위해 1조 달러(1240조원)를 풀기로 했다고 한다. 물론 두 나라의 경제규모를 비교한다면 1:1 비교는 불합리하겠지만 국가부채 운운하면서 곳간문을 걸어 잠그는 정부는 서민들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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