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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금송이식 계기로 사적지 조경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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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1-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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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도산서원 금송(松)이 올가을 서원 밖으로 옮겨진다. 안동시는 도산서원운영위원회와 협의 끝에 오는 9월께 도산서원 뜰에 있는 금송을 옮겨심기로 하고 예산 2천500만원을 확보했다. 이 금송은 조경전문가들 사이에서 한반도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일본 고유종으로 현재 청와대 자리에 조선총독관저를 세울 때 일본에서 옮겨 심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시민단체에서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금송은 일본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이전과 관련, 문제 제기와 함께 행정소송 등을 이어가기도 했다. 안동시는 이식 장소로 도산서원 역락서재 좌측 산기슭 또는 도산서원관리사무소 주변, 주차장 등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금송은 일왕이 참석하는 기념식수 행사에 흔히 심는 나무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나무의 모양이 소나무를 닮았지만, 삼나무와 같은 낙우송과에 속한다. 최대 40m 높이까지 자라 주변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기도 힘들다. 이 금송은 2007년 이전까지 발행한 1천원권 지폐 뒷면에도 등장했으나 '우리나라 화폐에 일본 소나무가 있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은 뒤 신권에서는 사라지는 촌극을 벌인 바도 있다. 이밖에 도산서원 내에는 금송뿐만 아니라 전체 수목 중 외래종이 30.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산서원 금송을 비롯해 주요 사적지 내 외래수종 식재는 한마디로 역사의식 결여와 우리나라 전통정원에 대한 무지에서 왔다. 우리나라 대표적 사적지인 경주에도 이같은 사례는 즐비하다. 태종무열왕릉 내에 일본 목련이 자라고 있고 세계유산 불국사 경내에도 리키타소나무와 일본목련, 히말라야시다, 양버들, 화백 등 외래수종이 식재돼 있다.
 수목을 넘어 전체 조경을 살펴보면 더욱 한심하다. 불국사 일주문에 들어서면 보도 좌우녹지는 잔디밭에 전정한 상록수를 심어 놓아 소위 일본식 조경으로 사찰조경에 걸맞지 않으며, 진입 부분의 두 개의 거대한 연못은 옛 불국사와는 거리가 먼 세속의 조경을 해 놓았으며, 막상 복원해야 하는 범영루 밑의 타원형 구품연지는 덮어버리고 없다. 안압지도 나무상자 속에 연을 심어 놓았던 매우 과학적이고 선구적인 수경처리를 했음이 밝혀졌는데도 잘못해 연이 온통 연못을 뒤덮고 있다.
 문화재당국과 지자체는 도산서원 금송이식을 계기로 주요사적지의 수목과 조경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하고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거나 국적불명의 외래종 수종들은 우리고유의 수종으로 모두 교체해야 한다. 국민소득 3만 달러에 걸 맞는 국격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주요 사적지 내에 만큼은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국적불명의 외래종을 우리고유의 수종으로 교체하는 일을 서둘러야 문화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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