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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으로 공정한 사회 발전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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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3-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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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도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정봉주 전 의원은 그동안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팟캐스트와 방송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 여세를 몰아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기로 작정하고 7일 오전 출마선언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출마 선언을 준비하던 중 한 인터넷 언론에 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언 자체를 무기한 연기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유력 정치인 한 사람이 또 미투운동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섰다.
 국민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안희정 지사야 말할 것도 없지만 정봉주 전 의원도 가장 선명하고 양식 있는 정치인으로 인지된 사람이다. 그는 항상 정의를 얘기했고 특히 MB 저격수로 MB의 온갖 범죄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물론 아직 추행의 진위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발을 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는 말도 나온다.
 미투운동은 당연히 그 정당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동안 남성권위주의 문화의 마지막 청산 과제로 남은 폐단을 몰아내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할 수순이다. 그러나 막상 이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이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문화예술계는 물론 연예계, 정치권에 몰아친 이 파도가 이제는 어디로 덮칠지 종잡을 수 없다. 우리 사회 전반이 이처럼 썩고 문드러졌는지 실감을 하는 순간이다. 문화적 뿌리가 없고 정신적 푯대가 흔들린 까닭인지 아니면 보수적인 사회구조를 오랫동안 거치면서 남성 본위의 문화가 근절되지 않은 탓인지 쉽게 진단하기 힘들다.
 우리 사회는 중요한 분기점에 있다. 이 기회에 우리의 성문화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성적인 농담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도 된다는 남성들의 고정관념이다. 남성들이 무심코 던지는 성적 농담에 여성들은 불편해 하거나 공포스러워 하고 그것이 축적되면 결국 기형적 사회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공개적으로 발가벗겨질지 아무도 모른다. 깊은 밤 잠 못 이루고 전전반측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겪어야 하고 감내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성적으로 건강하고 평등해질 수 있다. 여성이 겪었던 온갖 문제들이 해소되고 공정한 성적 균형을 맞춰 정의롭게 발전하는 사회의 단초를 제공하는 미투운동은 정당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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