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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 가능한 문화재는 빨리 모습 갖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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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3-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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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시행했던 경주 동궁과 월지 조사지역(북동쪽 인접 지역)과 연결되는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15일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번 발굴조사는 1970년대에 한 차례 조사가 이뤄졌던 연못 서편 건물지와 인근의 미조사 구역에 대한 보완조사를 병행해 동궁 건물지의 재·개축과 배치양상 등을 밝히기 위한 조사도 함께 진행한다고 한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직후 674년(문무왕 14년) 세워진 동궁과 주요 관청이 있었던 곳이다. 1975년 문화재관리국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이 처음으로 조사할 당시 인공 연못, 섬, 동궁 관련 건물지 일부가 발굴됐고 3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면서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07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동궁과 월지 동쪽 인접 지역을 포함하는 동궁과 월지 일대에 대한 중장기 발굴조사 계획을 수립했고 동궁과 월지의 영역과 동궁 내 대형 건물지군, 담장, 배수로 등 동궁 관련 시설을 확인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변기 시설을 갖춘 수세식 화장실 유구가 발견돼 당시 신라 왕실문화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그리고 왕실의 생활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올해 시행하는 발굴조사에서도 신라 왕궁의 정체성을 규명하고 왕실문화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료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나면 왕궁의 실체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경주는 신라천년 고도라고 하지만 당시의 왕궁이 터로만 존재해 고도의 실체가 생생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경주시가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국책사업이 바로 신라왕경복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그리 단기간에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오랜 고증과 연구를 통해 원형을 제대로 복원하고 그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갖췄을 때 비로소 왕경복원의 가치를 더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경주시민들은 충분히 조급증을 느낄만하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안에 왕경복원 사업의 결과물이 드러나 문화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제대로 갖춰주기를 바랄 것이다. 문화재는 재현과 복원이라는 두 가지의 딜레마를 갖는다. 재현해야 할 것과 복원해야 할 것을 제대로 구별해 완급을 조절하는 것도 당국이 해야 할 일이다. 반드시 원형을 복원해야 할 것과 우선적으로 재현해도 무방한 것을 골라 선택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관광자원의 새로운 콘텐츠를 갖춰주는 일도 바람직하다. 비교적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적은 것들 가운데서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이들의 재현은 경주시 당국이 고민해햐 할 대목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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