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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선사시대로 원시인 조형물 `실보다 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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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3-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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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서구 선사시대로에 설치된 초대형 '원시인'조형물이 철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달서구는 진천동 일대에 조성된 이색 테마거리를 알리는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12월 광고천재로 알려진 이제석씨에게 예술작품 제작을 의뢰했다. 이에 이씨는 깊은 잠에 든 원시인을 형상화한 총길이 20m, 높이 6m의 석상을 구상, 제작에 들어갔으며 작품이름을 '2만년 역사가 잠든 곳'으로 명명했다. 사적 제411호 '진천동 입석'이 자리한 선사유적공원을 중심으로 조성된 '선사시대로 테마거리'의 초입, 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2억원이나 투입돼 제작, 설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대형 공공예술작품이 일부 주민과 교회 신도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이들은 가게 간판과 교회 건물 등이 가려진다며 작품 철거를 주장하며 '예술품 철거' 민원을 위해 1천700명의 서명을 받아 최근 달서구의회에 제출됐다. 이번 논란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달서구에 여러 선사시대 유적들이 있다는 것을 조각상 하나로 잘 표현한 것 같다"며 "달서구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일부 주민들의 반대여서 더욱 그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사실 달서구 도로변에 거대 원시인상이 설치된 이유를 찾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달서구는 대구 전역에 비교적 흔한 청동기 유적뿐 아니라 구석기 유물이 대량 발견돼 대구의 역사를 2만년 전으로 끌어올린 곳이다.
 특히 2006년 달서구 월성동 한 아파트 개발지에서 흑요석, 좀돌날 등 1만3184점의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기도 했고 이밖에도 달서구엔 선사시대 주거·장례 등 생활문화 추정의 실마리가 되는 유물과 지석묘·석관묘 등 무덤, 진천동 입석 등 구석기 유물이 지역 전반에 흩어져 있다. 달서구의 랜드마크는 필요하고 또 '원시인'은 손색이 없다. 이번 논란은 매끄럽지 못한 추진과정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철거주장 주민들이 "처음 설명과 달리 작품의 크기가 너무 커 가게 전부를 가리고 있다"며 "구청에서 2월 초 가게를 찾아와 누워있는 조각상을 만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도면이나 설명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달서구청은 순서가 뒤바뀐 감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이라도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철거의 부당성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철거주장 주민들이 원하는 '가림현상'에 대해서도 식당 건물 등에 반대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높은 형태의 간판을 설치해 주는 등 주민 불만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반대주민들도 이번 조형물 설치가 지역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조형물을 활용한 방문객 늘리기 방안을 구청에 요구하는 것이 더 득이고 현실적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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