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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교를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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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3-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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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정교의 공식 개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원효대사는 월정교를 건너 요석궁에 들어갔다'고 전하는 월정교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이 싹튼 현장이다. 원효대사는 당시 '누가 자루 빠진 도끼를 주리요? 내가 하늘을 떠받칠 기둥을 만들겠노라(誰許沒柯斧 我斫支天柱)'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고 한다. 요석공주를 향한 구애의 연가다.
 무열왕은 그 노래의 의미를 파악하고 요석공주에게 원효대사를 보냈다고 한다. 원효대사가 경주 남산으로부터 내려와 월정교를 지나다가 자신을 찾고 있는 신하를 보고는 다리에서 떨어져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빠지는 해프닝을 벌였고 신하는 월정교 바로 옆의 요석궁으로 원효대사를 인도해 옷을 말리게 해 자연스럽게 머물게 되었다. 이때 요석공주와 사랑에 빠졌고 그래서 얻은 아들이 바로 신라의 대학자인 설총이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베키오 다리는 신곡의 작가 단체가 그의 마음 속 연인 베아트리체와 조우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본주의 중세를 청산하고 인본주의 르네상스를 개막한 단테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베키오 다리는 피렌체를 가로지르는 두오모 강 위에 있다. 미켈란젤로의 흔적과 두오모 성당, 우피치 미술관 등 수많은 문화예술 유적들이 즐비하지만 피렌체를 방문한 여행자들은 반드시 베키오 다리를 찾는다. 단테는 내심 사랑하던 베아트리체를 베키오 다리 입구에서 만난다. 그러나 단테는 한 마디도 건네지 못하고 베아트리체가 자신을 스쳐가는 모습만 지켜본다. 그 안타까운 단테의 순정을 기억하는 여행자들은 마치 사랑의 성지인양 베키오 다리를 찾아 동화같은 사랑의 이야기에 젖어든다.
 월정교가 가진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도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 이야기 못지 않다. 이제 그 이야기를 어떻게 포장하고 세계에 알릴 것인지에 대한 숙제가 남았다. 물론 월정교가 가진 문화재적 요소도 중요하고 복원하는 과정의 진중함도 자랑할만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전문적인 지식보다 이야기를 통한 상상력을 더 자연스럽게 선호한다.
 월정교 본격 개방에 앞서 경주시가 기울여야 할 노력은 바로 세계의 여행자들을 유혹할 만한 매력적인 이야기를 알리는 것이 최우선돼야 한다. 제대로 된 신라 유적 하나가 복원됐으니 만족한다는 자세보다 이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경주의 관광산업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본격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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