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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시가지에 마차 통행 검토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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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4-0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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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경주 동부사적지구에서 운행하는 꽃마차의 마부가 말(馬)을 잔혹하게 학대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심각한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동물사랑실천협희가 마부를 고발했고 경찰은 마부를 동물학대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동부사적지구에는 전국 관광마차협회 회원들이 평일 1~2대, 주말 4대의 꽃마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주시는 시가지 내 우마차 통행을 일절 중지시켰다. 경주시 관계자는 "꽃마차 영업으로 인한 관광객의 혐오감, 교통방해 등의 민원해결을 위해 동부사적지 일대를 우마차 운행 제한지역으로 고시될 수 있도록 경북경찰청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즉흥적인 행정 행위였다. 세계 어디를 가도 역사관광도시에 마차가 운행하지 않는 곳이 없다. 마차를 타고 역사도시를 달리는 것이야 말로 매우 중요한 관광자원 중 하나다. 유럽의 선진도시나 아시아의 역사문화도시에 가면 어김없이 마차관광이 상품화돼 있다.
 그런데 마부의 동물학대로 인해 그 자원을 없애버린 것은 지나친 행정 편의주의적 결정이었다. 마부가 동물학대를 하거나 민원 발생의 소지가 있는 청결 준수, 교통 흐름 방해 등 행정이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사고가 발생한 후 통행을 금지한 것은 의무는 방기한 채 권리만 내세운 꼴이 됐다.
 경주에서 마차가 달리지 못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오히려 마차가 달려야 할 도로에 차량 진입을 금지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결정이다. 주말이나 성수기에 동부사적지에 밀리는 교통량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행정이 쥣짐만 지고 잇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차량이 달리 않고 우마차가 통행하면서 아스팔트와 부딪히는 편자소리, 모가지에 달아 달릴 때 마다 들리는 워낭소리가 훨씬 더 경주스럽고 여행자들이 바라는 바다.
 물론 지역 주민들의 삶은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자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경주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바람직하다. 우마차가 달리는 고풍스러운 멋이 없는 경주보다 많은 여행자들이 마차를 타고 천년고도 경주를 달리는 멋이 더 필요하다. 행정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합리한 문제점을 제거한 뒤 우마차의 통행을 검토해봐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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