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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또 CEO 중도하차 `이것도 적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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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4-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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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임시이사회에서 사의를 밝혔다. 임기가 오는 2020년 3월인데다 불과 20여일전 50주년 기자회견 때만해도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의중을 밝혔던 터라 정치적 외압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00년 9월, 정부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민영화됐지만, 이후에도 표면적인 이유와는 달리 실제로는 정권 교체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권 회장의 사임 결정에도 정치적 외압이나 외풍은 없다고 밝혔지만, 재계나 지역에서 이런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는 사람은 없다.
 권회장의 갑작스런 중도 퇴진은 회사 내부적 여건을 보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권회장은 취임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벌여 지난해에는 6년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실적 개선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기는 했으나 별 탈 없이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권회장이 정치적 외압을 받고 있다는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됐다. 대통령의 순방길에 번번이  동행하지 못한데다. MB 정부 해외자원개발 연루설, KT 황창규 회장 정지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기관의 조사 등이 압박으로 작용했을 개연성이 높다.
 권 회장의 사임으로 철강업계와 포항과 광양 등 지역경제계에서는 한바탕 술렁거림이 감지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20여일 전에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포항지역에 1조원 가량의 지역협력 사업을 펼치겠다고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CEO의 갑작스런 중도 하차는 포스코 내부조직의 술렁임 뿐만 아니라 관행화 되고 있다는 데 지역사회가 받아들이는 충격이 크다.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역경제계의 지형이 바뀐 경험이 있는 인사들은 이번 경우에도 상당한 변화를 점치며 우려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포스코 CEO의 중도하차 사태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대원칙은 신임 수장 임명 과정에서 정부가 손을 떼고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또다시 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을 선임한다면 어차피 다음 정권에서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 될 것이 자명하다. 인사가 이사회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제도를 손보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임원 선임 과정에서 주주들의 모임을 공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 이곳에서 추천한 사람도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들이 인사에 대한 권한을 갖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떤 방법이던 지금은 정부가 개입된 낙하산 인사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번기회에 악순환의 고리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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