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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폐지해 달라 청원`이 던져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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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4-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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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없애 달라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스승의 날을 폐지하여 주십시오'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전북 이리의 정모 교사가 올린 것으로 26일 오전현재 7천500여명이 서명했다.
 정 교사가 올린 글에는 교사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우선 정교사는 정부의 교육 개혁에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 무시되는 '교사 패싱'과 교사가 오히려 개혁의 대상으로 취급받는 것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정부가 구성한 국가교육회의 위원에 현장교사가 단 한 명도 없다"며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안마저 현장교사가 없는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하라고 떠넘기는 상황이니 교사 패싱·정책 토싱의 상황이 서럽다"고 말했다.
 교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와 사회적 인식에도 자존심이 짓밟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면서 정작 교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촌지나 받는 무능한 교사'에 머물러 있다"며 이로 인해 교권침해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헌법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교사는 교육의 주체로 살아본 적이 없다"며 "교단 현실이 이와 같은데 정부는 포상·기념식 등의 행사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제2조를 개정해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고 청원했다.
 이번 청원에 대해 그리고 찬성하는 서명자가 많은 것에 대해 그저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물론 그간 몇몇 사안은 일부 선생님들의 일탈에 의해 여론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여전히 우리사회의 여러 직업 군 중에 도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최후의 보루다.
 이번 청원에 대해 선생님들이 호응해 서명하고 있는 것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일이다.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지만 자신의 직업에 대해 소명의식이 없어지고 자존감이 없어진다면 더 이상 직업으로서의 매력은 없다. 그저 월급쟁이에 불과 할 뿐이다.
 스승의 날은 대다수 묵묵히 헌신하는 선생님들을 위해서라도, 우리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선생님들을 위해서라도 존재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선생님에 대한 대우와 시선을 달리해야 쪽은 오히려 정부나 학부모들이다. 스승의 날  카네이션하나 즐거운 마음으로 받지 못하게 하는 사회분위기를 연출해서야 다음세대를 책임질 우리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는 아니다.
 선생님이 자존감을 잃어버리고 사기가 저하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우리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면 최소한 우리 선생님들을 아웃사이더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다만 형식적인 행사에서 마음 편히 휴식할 수 있는 날로 전환할 시기는 됐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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