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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초등학교에 주차장 세우려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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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5-2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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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부사적지와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가 황남초등학교다. 폐교 위기에 몰렸던 이 학교는 신시가지로 옮겨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 비워진 학교의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어느 시장 후보가 황남초등학교 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갑자기 관광객의 수요가 늘어나는 동부사적지와 황남 한옥마을, 그리고 황리단길의 교통수요를 대처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요한 자리를 주차장으로 날려버리겠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 자리는 경주가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동부사적지와 더불어 경주 구시가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 학교 부지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노른자위 땅을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매우 졸속한 결정이다. 급한 불부터 끄겠다는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안목이다.
 그 자리는 경주 관광의 중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활용해야 한다. 가장 크게 보자면 최첨단 건물로 현대미술관을 유치하는 방안이다. 물론 미술관은 국립이어야 한다. 대한민국 역사도시에 최첨단 건축물로 지어진 현대미술관을 짓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대와 전통의 절묘한 조화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기능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거기에는 미술관 고유의 기능과 근사한 콘서트홀이 들어가야 하고 문화교육공간이 들어서야 한다. 명품숍도 들어가고 레스토랑과 카페도 같이 있어야 한다. 그럴 경우 경주의 관광 인프라는 물론 문화예술의 핵심적 거점으로 역할을 할 것이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세계유산도시 전시관으로 지어도 된다. 전 세계의 유산도시를 하나의 방을 할애해 그 나라의 민속과 문화, 관광, 유적을 소개한다면 관광객들에게 엄청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또 어떤 후보는 이 전시관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전시물을 미니어처로 할 것이라고 했다. 그 정도의 안목이라면 관둬야 한다. 제대로 된 전시관이 아니라면 관광객들은 고개를 돌린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황남초등학교에 주차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은 최소하기를 바란다. 주차장은 더 외곽으로 나가야 하고 그곳에서 구시가지, 동부사적지까지는 무공해 전기차 무료셔틀을 운행하면 된다. 구시가지는 차 없는 거리가 원칙이다. 세계의 어느 도시든 경주 정도의 역사를 가진 도시에서 구시가지에 차를 몰고 들어가는 예는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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