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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항 거점개발사업 신중하게 접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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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6-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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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의 '2019년 일반 농산어촌개발 신규사업 평가'에서 경주시 감포읍이 권역단위 거점개발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어촌분야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체계적인 개발로 어촌의 인구 유입과 지역별 특화 발전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이로써 경주시 감포읍 권역단위 거점개발 사업은 내년부터 2023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추진된다.

   이 사업은 '개항 100년을 넘어, 동양의 나폴리를 꿈꾸는 감포'라는 비전 아래 감포항 타워문화관 조성, 가자미 풍물거리, 송대말 등대 진입로 및 주변 경관개선, 감포항 친수공간 개선 등의 사업을 펼치며 지속가능한 자생적 어촌도시, 동해남부권역 해양관광거점 어촌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100억원의 예산이라면 적은 돈이 아니다. 물론 감포항의 규모로 보건대, 또 개항 100년이 임박한 감포항의 위상으로 보건대 모자라는 예산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한 충분한 변모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조심스럽게 따져봐야 한다. 물론 이 사업을 공모하면서 세우고 해수부에 보고한 기본 계획이 있겠지만 얼핏 제목만 보더라도 하드웨어 갖추기에 집중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주민들이 원하고 경주시가 목표로 하는 정도의 성공을 갖추기에는 어렵다고 본다.

   먼저 감포항 타워가 문제다. 천혜의 해안에 굳이 타워를 세울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솔직히 양남면 읍천리의 주상절리에 전망대를 세운 것도 난센스에 가깝다. 자연환경에 인공의 가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옳다. 주상절리의 화려하고 기괴한 모양새를 더 높은 곳에서 새의 눈으로 보고 싶다는 욕망이 결국 전망대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상절리 주변의 해안경관을 망가지게 만든 것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감포항에 타워를 세운다는 것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그 예산으로 오히려 감포읍의 구도심에 대한 도시재생이 먼저다. 일제강점기의 적산가옥들이 비교적 잘 보존된 구도심을 제대로 꾸민다면 지역의 경관도 살아날뿐더러 관광자원으로도 손색이 없다. 만일 그 콘텐츠를 무너뜨리고 도로를 넓혀버린다면 감포항 개항 100주년의 의미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감포항 거점 개발사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경주시가 가지고 있는 해양관광거점이 제대로 갖춰지려면 감포항을 제대로 꾸며야 한다. 자칫 첫 손질이 잘못돼 버리면 다시는 그 고유의 매력을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어디에 가도 볼 수 있는 항구도시로 만들지 않겠다는 생까을 한다면 지금이라도 전문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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