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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을 이긴 우리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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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6-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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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강자는 없다. 절대 약자도 없다. 역사는 항상 새로 만들어지고 그 역사에는 빛과 그늘이 공존한다. 누가 우리 국가대표팀이 세계 1위 독일 축구를 침몰시킬 것이라고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독일은 안일했고 우리는 악착스러웠다. 비록 16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세계 최고의 독일을 꺾은 것만으로 이번 월드컵의 의미는 있다. 한 해설위원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기점으로 우리 축구의 새로운 방향을 잡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 국민들은 항상 국가대표팀의 기록이 저조할 때 냄비처럼 들끓으며 비난했다. 축구 대표팀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적용됐다. 국제대회에서 유독 그 비난은 거셌다. 물론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선수들은 할 말이 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포츠는 항상 상대적이다.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라 상대와 겨루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변수는 늘 돌출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선수들의 경기 성적이 대해 일희일비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렇다. 첫 스웨덴전에서 패배하자 일제히 한 선수를 비난했다. 인터넷에서는 인격 살인에 가까운 비난 댓글이 무성했고 언론에서도 대표팀의 경기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어려운 환경을 뚫고 독일을 격파시키자 온 나라가 들썩거렸다. 언론도 호들갑을 떨기는 마찬가지다. 어떻게 감정의 기복이 이렇게 극심할 수 있다는 말인가. 느긋하게 믿고 기다리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성적과 관계없이 격려의 성원을 보내줄 수는 없는 것인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독일전에서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한 발언이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은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면서 그라운드 위에 선다. 가슴에 단 태극기가 무겁고 국민들의 바람이 부담스럽다. 힘차게 달리고 싶어도 강한 상대를 만나면 오금이 얼어붙을 수도 있다. 그들이 모두 내 아들이고 동생이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가여운가.
 월드컵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 국민성이 바뀔 필요가 있다. 눈앞의 현상에 집착하는, 그리고 조급증으로 일관해 들끓는 국민성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고 점진적이 성장이 이뤄진다.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민족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을 것이다. 우리가 세계 최강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 자신감이 사회 전반에 적용되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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