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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 지자연 항의 방문은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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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7-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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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이 지난달 29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을 항의 방문했다. 이는 지자연이 최근 '한반도 동남권에 규모 6.0 이상의 중대형 지진이 발생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책자를 발간한데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이같은 항의 방문 사실은 포항시가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2일 지역 신문을 위주로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지자연은 지난달 25일 발간한 '일반인을 위한 한반도 동남권 지진'책자에서 ▲한반도 지진발생 현황과 지체응력 특성 ▲경주지진 발생현황 및 분석결과 ▲포항지진 발생현황 및 분석결과 ▲경주 및 포항 지질특성 분석 정보 등은 물론 각 지역의 단층 움직임, 여진 발생추이, 지진 조기경보, 부지응답 특성, 지표 변위 변화 등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담았다.

   이번 항의 방문 보도자료 배포는 한마디로 포항시의 어설픈 언론 플레이요, 대표적인 보여주기 식 행정의 표본이다. 이 보도로 오히려 시민들의 불안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항의방문 내용도 적절하지 않다. 책자 내용이 "학술적 명확한 근거가 없음에도 지진이 발생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상투적인 문구가 사용된 경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 했다는 것도 앞뒤가 안 맞다. 이 책자를 발간하면서 지자연은 분명 그 근거를 밝혔으며 단지 일반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장별로 일러스트 형태로 요약본을 제공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을 뿐이다. 이 책자에는 향후 지진 대책 마련을 위한 지진 연구 방향도 제시하고 있고 부록에는 지진 및 단층 연구사업 현황과 지진 전문용어 설명,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도 제시하고 있다.보도자료 곳곳에는 포항시와 공무원의 입맛에 맞는 내용 위주로 담겨 있다. '포항시의 자체 공동연구단 및 법률자문단도 구성되어 본격적이 활동에 들어가는 시점에 이러한 책자 발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지자연은 우리나라 지질자원 기반정보 구축 및 지반·지하공간의 효율적 이용 기술 연구개발, 광물자원 탐사·개발 및 순환·활용 기술 연구개발, 지하 에너지자원 확보 기술 연구개발, 지진, 지질재해와 지질관련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 기술 연구개발, 지하수자원의 탐사, 개발 및 보전 기술 연구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국책연구기관이다.

   향후 지진방재 기술이나 대책도 이 기관에서 나와야 한다. 그런데 포항시 공무원이 이 기관의 연구 성과물을 국민들에게 쉽게 전달하려 발행한 책자를 문제 삼아 항의 방문한 것은 누가 봐도 넌 센스다. 그 목적은 오로지 '지진대책을 위해 공무원이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 포항시가 진정으로 지진과 그 대책을 걱정한다면 이 책자를 구매하거나 재편집해서라도 시민들이나 기관에 배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요 시민들을 위하는 길이다. 시민들이 우려하고 불안해하는 일을 놓고 보여주기 식 행정은 정말 곤란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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