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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팔우정 해장국 특화음식으로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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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7-3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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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팔우정 로터리에는 해장국 거리가 있다. 수십년 전부터 이 지역에 자리 잡으면서 경주의 대표 먹거리로 알려져 있다. 과거 쪽샘지구에 요정들이 성업을 할 당시에는 새벽녘까지 해장국을 찾는 이들로 붐볐다. 당시에는 약 10곳의 식당이 운영됐다. 이 거리의 해장국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메밀묵 해장국이다. 명태 대가리와 다시마, 멸치 등으로 육수를 내고 메밀묵과 콩나물, 묵은지, 모자반 등을 넣어 끓여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경주의 명물로 알려졌던 이 해장국 거리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쪽샘지구가 이주하면서 요정이 사라져버린 것에 있다.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고 속을 달래기 위해 찾아들던 손님들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워낙 새로운 먹거리가 많이 개발되다 보니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해장국이 외면당하는 경향도 있다. 이곳에서 아직 영업을 하는 업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젊은 사람들은 거의 찾지 않고 과거의 향수에 젖은 중년 이상의 손님들만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이른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2교대로 영업을 했지만 지금은 해가 지면 문을 닫고 영업을 끝낸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이 해장국 거리를 특화거리로 조금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 경주에는 대표음식이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유명 관광지 치고는 음식문화에 거의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신라 전통음식을 재현해 내는 데에도 한계가 따른다.  
 문헌에 나오는 음식들은 너무 간단하게 언급돼 있어 레시피를 알 수 없고 고증 또한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체성이 모호한 음식들이 경주의 향토음식으로 둔갑해서 판매되고 있다. 그러니까 어느 도시를 가도 만날 수 있는 메뉴가 경주의 대표음식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팔우정 해장국이 전통과 역사가 있는 음식은 아니다. 그러나 메밀묵 해장국은 전국 어디를 가도 쉽게 찾을 수 없는 팔우정 로터리에만 있는 음식이니 이 음식을 특화시킨다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매체에서 경주의 음식을 소개하면서 가끔 등장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육성하면 경주를 대표하는 먹거리로 정착될 수 있다. 
 간단한 건강식인 메밀묵 해장국이 전국에 알려진다면 이 지역의 침체된 경기도 살아날 수 있다. 지금은 손님의 발길이 거의 끊기다 보니 위생상의 문제도 노출돼 있다. 이 문제도 보완하고 환경도 개선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값싸고 이색적인 음식을 개발하고 널리 알린다면 관광객들에게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 일석이조다. 경주시의 체계적인 접근을 기대해 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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