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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조, 이왕이면 복수 노조 체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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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9-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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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1968년 회사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금속노조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지회는 지난 16일 설립 총회에서 금속노조 지회 모범 규칙을 기반으로 지회 규칙을 제정하고 지도부를 선출했다. 이들은 포스코 광양·포항 공장을 아우르는 통합 지도부다. 
 포스코에 노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말 노조가 설립돼 한때 조합원이 1만8천명을 넘었지만, 지금은 10명 수준으로 명맥만 유지해 오고 있다. 포스코노조의 실질적 부재는 그동안 경영 감시 없이 회사의 독선과 독주로 이어졌고 산업재해가 발생해도 이를 은폐하는데 급급 하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받는 한 원인이 됐다. 이번 금속노조의 출범은 이러한 대내외적인 비판과  시대적 흐름, 50년을 지켜 온 무노조 원칙이 무너지는 계기가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포스코 노조의 탄생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회사는 이미 지난 2016년 후반기부터 현장의 핵심부서에 퇴직자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비상 근무자를 배치해 왔다. 노조설립에 따른 파업을 우려한 조치다. 특히 지난 7월 최정우 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그 가속도가 붙었다. 최회장은 포스코를 글로벌 스탠다드 운영체계를 가진 기업으로 이끌겠다고 선언한 만큼 노조가 없는 글로벌 기업은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코 노조의 출범과 함께 경계해야 할 점도 있다. 이번 출범선언 장소가 국회 정론관인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포스코 노조가 상급노조인 금속노총와 민노총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되며 이를 오히려 철저히 배척해야 한다. 
 포스코 노조가 직원들의 복리후생 향상에 노력하고 회사 비리를 감시, 비판하는 등 노조 본연의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이번기회에 한국노총가입도 추진해 볼만하다. 한국노총도 17일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포스코 노동조합 재건 추진위원회 발족'을 선언한 만큼 직원들에게 노조 선택의 길과 폭을 넓혀주는 편이 낳다. 이왕 노조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경영진 입장에서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한국노총이 재건할 노조의 복수노조 체제를 구축해 서로 견제하고 선의의 경쟁체제를 유도하는 것이 훨씬 낫다. 
 특히 한국노총은 기존 노조를 단위노조로 재건할 계획으로 알려져 독자적으로 교섭권을 행사 할 수 있는 만큼 금속노조와는 그 강도를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국민들 특히 포항·광양시민들은 이번 포스코 노조 설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노조 출범이 정경유착·부실경영의 고리를 끊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때문이다. 노조도 이에 부응해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 혁신의 과정을 통해 새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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