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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정책, 강경 일변도는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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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1-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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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립 유치원과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국공립 확대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16일 서울의 '공영형 사립유치원' 두 곳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영형 사립유치원을 늘리는 것을 비롯해 사립이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국공립 확충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강경 일변도의 정부와 여당 정책이 한 발 물러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으로 해석 될 수 있어 향후 정책 방향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당국의 두 달여 간의 정책과 발언을 보면 강경하다 못해 감정적인 요소가 가미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큼 강공책 일변도였다. 국공립유치원의 원아모집 체계인 '처음 학교로' 에 가입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끊겠다는 둥 교사에 대한 급료지원을 줄이겠다는 둥, 그야말로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협박에 가까운 발언들이 쏟아졌다. 이는 교육부는 물론 진보교육감들이 수장으로 있는 일선 광역교육청으로 까지 번져, 교육현장은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았다. 이번 사태는 지난 15일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한 '처음학교로' 신청을 마감한 이후 진정 국면을 맞고 있는 듯하다. 전국적으로 '처음학교로' 참여 사립유치원 비율이 56.5%에 달하자 유 부총리도 다소 인도감과 함께 국면전환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북 지역 사립유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처음학교로'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이 향후 어떤 결과를 초래 할 것인가를 놓고 교육당국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경북은 238곳 사립유치원 중 66곳이 신청해 전국 평균, 56.5%에도 못 미치는 27.73%로 꼴찌다.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지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경북교육의 뿌리가 타 지역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좀 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지켜봐야 한다.

   특히 경북지역 사립유치원의 태동과 설립취지와 형태가 국공립보다는 사립에 뿌리가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유아교육계도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강경 일변도의 밀어붙이기식 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변화를 유도하려는 정책이 바람직해 보인다.

   사립유치원도 사학인 만큼, 개개유치원만의 특성과 장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 특성과 장점을 살리는 첫 단추가 신입원아모집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반강제적인 '처음학교로'의 강요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종교단체나 기업, 독특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사립유치원을 설립한 유치원에까지 획일적 모집을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사립유치원의 재정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십분 이해하지만 사립유치원의 설립취지와 근간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주객이 전도 됐기 때문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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