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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여객선, 노선다변화가 오히려 발목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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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2-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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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편의와 관광객 증대를 위해 실시한 여객선 노선 다변화가 오히려 여객선 대형화를 가로막는 등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되고 있다. 올해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지난 11월에 35만 명을 넘기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이 노선 여객선사의 경영실적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선박 대형화로 결항을 줄이기를 원하고 있는 울릉주민들에 반해 선사들은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울릉도와 육지를 오가는 노선은 강릉-울릉, 묵호-울릉, 후포-울릉, 포항-울릉 노선에 6개 회사 소속 8척의 여객선이 운항 중이다.

   이중 울릉도~포항 간을 운항하고 있는 대저해운 썬플라호의 경우 손익분기점 수송 인원이 왕복 기준 연 30만 명이나 올해 25만5000명을 수송하는데 그쳤다. 20억원 내외의 적자를 손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는 노선이 다변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예전 울릉과 육지를 잇는 뱃길이 포항에만 있을 때만 해도 수익이 발생했으나 지금은 다른 지역과 울릉을 오가는 배 노선이 늘어나면서 탑승률이 떨어져 올해 20억∼3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세월호사고 이후 해양수산부가 관련법을 개정해 공모를 통한 자유경쟁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해 울릉도와 육지를 잇는 복수노선이 확대 되면서 생겨났다. 노선의 확대로 인한 울릉도 관광 발전과 주민들의 불편은 일정 부분 해소됐으나 대신 여객선사 간 경쟁 심화로 경영난이 생긴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당장 포항~울릉 간을 운항 중인 2천394t급 대형 여객선 썬플라워호의 법정 선령이 2020년 2월로 얼마 남지 않아 더 큰 선박으로 교체를 해야 할 상황이지만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탓에 투자를 꺼리고 있고 새로운 선사도 선뜻 나서는 곳이 없다. 겨울철 잦은 결항으로 여객선 대형화가 절실하지만 노선다변화가 투자를 가로막는 기막힌 딜레마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꼴이 됐다. 
 다급해진 울릉군도 지난 9월 군의회 의결을 거쳐 대형 여객선 건조 운항보조금으로 10년간 최대 1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대형 여객선 지원 조례까지 마련했으나 아직 여객선사는 적자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제 여객선 운영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 지금으로서는 거의 유일한 방안으로 공영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도 음으로 양으로 주민들과 선사에 지원되는 규모를 보면 그리 큰 추가 부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니면 준공영제 방식으로 선박은 정부나 지자체가 마련해주고 운영은 위탁해서 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던 저렇게 하던 이른 시일 내에 대안을 마련해야 울릉주민들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져 불안에서 벗어나게 된다. 
 안정적인 이동권 하나 보호 해주지 못하면서 도서지역 정주권을 향상하느니, 투자를 늘리느니 해 봐야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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