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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지사의 빈집활용 구상 선결 요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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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1-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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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의 목포 원도심 투기 논란은 한 언론사가 집중보도한 사실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침체를 거듭하던 목포의 원도심이 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했으니 목포 시민들은 손 의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판이다. 손 의원이 당초 생각했던 것은 바로 '도시 재생'이다. 투기 의혹이 일었던 목포 만호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던 곳이어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했다. 그 가치를 찾아내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아이디를 가졌던 손 의원의 눈은 정확했고 시대적 트렌드를 이끌어갈 만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7일 일본에서 목조가옥의 리노베이션 사례로 유명한 오사카 카라호리 지역을 찾아 지방소멸 위기의 경북 살리기와 관광객 유치 해법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이 지사는 이곳의 빈집 재생 및 활용방법과 지역주민공동사업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카라호리 지역은 '나가야(장옥)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1950년 이전 건축물과 목조주택(나가야, 마찌야)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유명하다. 또 세계 2차대전 공습을 면한 덕분에 많이 남아 있는 고(古)민가를 최대한 보전해 역사성을 지키면서도 주택 이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 지역의 특징은 빈집 소유자의 주택을 일괄 임차한 뒤 리모델링해 제3자에게 세를 놓는 '서브리스' 방식을 택하고 있다. 주택 소유자가 운영 여력이 없을 경우 장기 임대 및 리모델링에 동의하는 조건 아래 주택 관리를 대행하는 시스템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은 갱신되며 임대료도 유지된다. 민가를 관광자원으로 재생하고 젠트리피케이션도 방지하는 묘안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도시 개발 방식이 도시재생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전국의 도시들이 공모를 거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에는 이 지사가 방문한 오사카의 카라호리 지역과 같은 전통 민가들이 많다. 이 지사는 이 사례를 발굴해 지방소멸을 극복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따른다. 단순한 전통가옥만으로 관광산업으로 발전할 수 없다. 주변의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산골 벽촌에 이 같은 마을이 있다고 해서 산업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오사카의 카라호리 지역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오사카라는 거대한 관광도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재생으로만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꼼꼼한 검토와 마스터플랜을 세운 뒤 추진해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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