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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시 봄꽃축제 앞두고 질서부터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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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3-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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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만큼 '꽃놀이'를 좋아하는 민족은 드물 듯하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의 개화 시기에 맞춰 꽃놀이 행렬은 줄을 잇는다. 그 덕에 꽃나무를 잘 가꾼 도시가 얻는 관광수입은 간단치가 않다. 특히 삭막한 겨울이 지나고 새순이 움트는 봄날에 피는 꽃은 이른바 '상춘객'들의 필수 여행코스가 된다.
 
봄꽃으로 가장 유명한 여행지는 아마도 일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일본의 봄은 벚꽃으로 시작해서 벚꽃으로 끝난다고 할 정도다. 오사카와 교토에 피어나는 벚꽃은 일본인들만 아니라 우리나라, 서양인들이 대거 몰려와 미리 숙소를 예약하지 않으면 노숙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일본의 벚꽃 축제는 우리나라의 봄꽃 축제와 달리 비교적 질서정연하다. 교통체증이 별로 없고 여행자들의 불편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그 이유는 오랜 전통을 가진 꽃 축제의 노하우 때문일 것이다.
 
매화가 피기 시작하는 광양과 하동은 가장 이른 봄꽃 축제를 연다. 하지만 광양과 하동의 매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이른 아침 출발해 최소한 두세 시간은 차 안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할 정도다. 축제 장소에 이르는 도로가 편도 1차로에 불과한 곳이 많고 축제장에 마련된 주차장도 협소해 거의 거북이걸음을 하는 차 안에서 도로변의 매화를 보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곳에 비해서 경주는 비교적 인프라가 나은 편이다. 경주의 봄꽃은 벚꽃이다. 진해 군항제도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그다지 불편함 없이 잘 진행되지만 경주는 진해보다 다른 관광자원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교통혼잡과 축제장의 무질서는 이제 바로잡아야 할 때가 됐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오기가 겁나게 경주 시가지로 향하는 도로는 노면 주차장이 되고 벚꽃이 만개한 핫스폿에 이르기까지는 고난의 행군이다. 경주를 찾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대표 관광도시가 교통대책에 손을 놓고 있는 점에 의아해한다. 깊은 고민이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매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축제장에 난립한 무질서한 프로그램들은 꽃놀이에 나선 상춘객들의 기분을 잡치게 만든다. 소란스럽고 어지러운 축제장의 질서를 잡는 일도 해결해야 할 난제다. 굳이 일본의 꽃 축제를 본받을 일은 없겠지만 그들이 질서정연하게 꽃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충분히 본받을 만하다. 봄꽃 축제를 한달 여 앞두고 경주시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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