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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항지진 정쟁의 도구 삼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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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3-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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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진 관측 사상 역대 두 번째 큰 규모를 기록하고 실제 피해 규모는 최대였던 포항 지진이 지난 20일 정부의 합동조사연구단은 연구 결과 지진 발생지 인근의 포항 지열발전소에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수차례의 미소지진이 발생했고 그 미소지진이 지반의 약한 단층을 건드리면서 대규모 지진으로 이어졌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를 근거로 포항시민들은 지진이 인재였든 점에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포항 지진 현장을 방문해 "피해 배·보상 관련 특별법을 당론으로 정하며 빠른 준비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적인 선제공격에 나섰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측이 "이명박 정부 때 무리한 굴착을 하며 안전대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은 게 문제의 화근"이라고 지적하며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지열발전소 건설에 책임을 돌리는 데 대해 "문재인 정부 지열발전소 가동 시점도 문제가 된다"고 발언했다.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는 "정부 발표로 인재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결국 이 부분에 대해 피해를 어떻게 보상하고 추후 어떻게 관리할지가 문제"라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의 주장은 "지열발전소와 관련해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탓하는데 대해 실망했다"며 "그렇게 따지면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지열발전소에 물을 주입한 이야기도 해야 한다"고 공격을 했다. 그리고 "누구 탓이냐, 누구 잘못이냐, 전 정권이냐 현 정권이냐 그런 문제를 따질 일이 아니다"며 시급한 후속 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앞서 민주당은 포항 지진의 원인에 이명박 정부 책임론을 꺼내든 바 있다. 민주당 포항지열발전소·지진대책특별위원장인 홍의락 의원은 22일 낸 성명에서 "지열발전소는 주로 화산지대 같은 곳에 설치하는 등 입지 조건이 중요한 발전소 형태"라며 "이명박 정부 때 안전문제를 사전에 철저히 검토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굴착해 이런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얼핏 들으면 매우 당연한 이야기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피해 시민들을 어떻게 다독거리고 보상을 하느냐에 모든 정치권은 하나가 돼야 한다. 그럼에도 여야가 갈려 책임공방을 펼치고 있는 것은 정말 한심하다. 나 원내대표의 지적은 표면적으로는 매우 정확하지만 속으로는 자신들의 책임을 벗어나려는 꼼수처럼 들리기도 한다. 정치권이 이 문제를 두고 책임공방을 하는 것은 확실하게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제발 누구의 책임인지 옥신각신하지 말기 바란다. 피해를 입어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체육관에서 쪽잠을 자는 시민들도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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