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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 정체성 살린 관광자원 개발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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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3-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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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50만명의 교토는 경주와 매우 유사한 고도다. 그런데 연간 관광객수가 5천만명을 넘은지 오래됐으니 참 놀라운 일이다. 서울의 연간 관광객수가 1천만에 불과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아직 한참 멀었다. 교토는 금각사와 은각사, 청수사와 기온가 등 관광명소들이 즐비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 우리 경주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보존하고 가꾸고 상품화 했느냐에서 희비가 갈린다.
 
우선 기온거리를 보면 그들의 문화산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어떤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오래된 가옥들이 있는 좁은 길에서 일본 전통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교토의 변화가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동선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고급 요정과 찻집, 음식점들이 있는 하나마치에서는 밤에 운이 좋으면 기모노를 입고 있는 마이코나 게이샤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미나미자 극장에서는 일본의 전통극인 가부키를 공연한다.
 
물론 우리나라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등가 비교가 불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교토는 그들의 전통문화를 잘 보존하면서 관광객들의 구미를 자극하게 만든다. 우리에게 조선 시대 요정을 복원하라고 한다면 문화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반드시 교토의 기온거리를 본뜨라는 말도 불가하다. 하지만 최소한 그들이 가진 아이디어 정도는 차용해서 경주의 정체성에 접목할 필요는 있다.
 
황남동 한옥거리는 이미 현대화된 한옥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기온거리의 전통 가옥들과는 멋이 다르다. 우리의 전통 한옥은 이제 문화재로 지정돼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 많다. 그러나 남아 있는 자원을 활용한 특별한 관광산업을 구상하는 것이 현재 경주시가 안고 있는 과제다. 여기에 너무 많은 손을 대면 결국 오래가지 않아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지켜온 모습이 가장 완벽한 상품이다.
 
경주와 교토는 뱃길을 연결하는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경주시민이 교토로 가는 길은 수월하게 됐다. 하지만 교토 사람들이 경주로 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지금의 콘텐츠라면 일부러 그 배를 타고 경주로 건너올 만한 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황오동 원도심에서 일어날 도시재생에 기대를 걸어본다. 지금 남아 있는 자원으로 도쿄에는 없는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일을 경주가 해내야 한다. 그래야 관광적자가 생기지 않는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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