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주벚꽃축제 프로그램 고급화 고민하라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경주벚꽃축제 프로그램 고급화 고민하라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9-04-08 14:14

본문

경주시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열린 경주벚꽃축제가 역대 최다 관광객이 방문해 대성황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또 벚꽃음악회, 벚꽃버스킹 페스티벌, 벚꽃운동회가 3대 킬러콘텐츠로 정착됐다고도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한껏 고무됐다. 주 시장은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알았는지 다행히 벚꽃개화기와 축제기간이 맞물려 역대 최다 관광객이 경주벚꽃축제를 찾아주셨"며 "신라 천년의 봄을 느낄 수 있는 경주벚꽃축제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국 3대 벚꽃축제가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벚꽃 자체는 과연 장관이었다. 이제 경주의 벚꽃은 어디를 내놔도 경쟁력이 충분하다. 그만큼 봄철 개화기 관광 콘텐츠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나 축제 기간에 펼쳐진 프로그램을 보면 경주시가 자화자찬할 정도의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경주만 가질 수 있는 콘텐츠는 없었고 수십년동안 되풀이 되는 축제 형식이 그대로 되풀이 됐다. 킬러콘텐츠라고 자랑한 프로그램도 전혀 신선하지 못했다.
 
벚꽃음악회는 시민과 관광객, 경주벚꽃마라톤대회 관계자 등 3000명이 관람했다. 초대가수 케이윌을 비롯해 가야금 명인 주영희, 소프라노 이민정, 테너 김승희를 비롯한 경주의 대표 아티스트들과 '땅에는 벚꽃, 하늘엔 불꽃'을 주제로 한 불꽃놀이까지 펼쳐졌다. 벚꽃버스킹은 전국 최대 규모 138개 팀의 거리예술가들이 운집해 어쿠스틱, 포크송, 팝페라, 퓨전국악, 마술, 마임, 힙합, EDM 등을 들려줬다. 벚꽃운동회는 사전 온라인 접수자와 현장 접수자 등 1000명이 넘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어울려 림보, 2인3각 달리기, 줄다리기, 박 터트리기, 단체 계주 등 추억의 명랑운동회를 떠올리게 했다. 3개의 프로그램 중 벚꽃 운동회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신선하지 못했다.
 
나머지 프로그램도 여전히 평소에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신라문화제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벚꽃축제에서 다시 봐야 했다. 어느 도시에 가서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촘촘하게 나열해 놓고 훌륭한 축제였다고 자평하는 것은 아쉽다. 역대 최다 관광객이 모인 것은 프로그램의 우수성이 아니라 경주의 벚꽃이 만든 성과다.
 
최근 들어 대부분의 지자체가 '쇼쇼쇼' 풍의 공연을 없애는 추세다.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시민이나 관광객의 문화적 감성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 프로그램의 고급화가 이뤄져야 한다. 세계적인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는 벚꽃을 두고 수십년 우려먹는 '쇼쇼쇼'를 재현해서는 안 된다. 더 깊은 고민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