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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 재난마저 정쟁으로 끌어들인 제1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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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4-0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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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국가 재난 수준이었다. 다행히 소방당국과 정부의 치밀한 대응으로 불길을 잡아 더 이상의 참사를 막았지만 그 피해는 적지 않다. 화재로 인해 발생한 이재민의 고통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만 언론을 통해 화재 소식을 보면서 노심초사했을 국민도 이재민들 못지않게 속이 탔다. 온 국민이 더 이상 이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화재를 겪으면서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한 행태를 보면 분노를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 한국당은 지난 4일 강원도 화재가 발생한 시각에 국회 운영위에 참석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붙잡아 뒀다가 비난을 받았다. 재난을 막아아 하는 콘트롤타워의 수장인 국가안보실장을 야당의 질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했던 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난이 일자 "당시 산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해명치고는 너무나 후안무치한 대응이었다.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운영위 회의 도중 수차례 정의용 안보실장을 보내 줄 것을 요구했었다. 국민은 그 장면을 여러 매체를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지난 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지지자가 "황교안 대표가 가장 먼저 달려와 산불 지도를 해 속초 고성 주불이 아침에 진화됐다"는 글을 올려 빈축을 샀다. 밤새워 잠을 자지 못하고 불길을 누비던 소방대원들의 노고를 칭찬하는 것이 먼저다. 어떻게 해서 한 정당의 대표가 산불 지도를 했기 때문에 불길이 잡혔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과연 황 대표가 산불 진화의 총 책임자였고 지도자였는가. 이런 글은 오히려 거부감만 부추겼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의 태도는 더 도마에 오른다. 한 네티즌의 "문재인 대통령이 북으로 산불이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한 걸 보면 빨갱이가 맞다"라는 글을 공유했다가 항의가 빗발치자 삭제했다. 공당의 대변인이라는 사람의 태도로는 부적절했다. 그는 한때 언론인이기도 했다. 그 정도의 균형감각이 없는 것인지 안타깝다.

  우리 정치 수준의 현주소를 보는 듯한 참담함을 느낀다. 국민이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에 거는 기대가 예전보다 훨씬 더 큰 시점이다. 국민의 간절한 기대를 부응하기 위해 더욱 냉정하고 이성적인 대응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하는 태도는 심히 유감스럽다. 구태를 벗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제1 야당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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