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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이주자가 급증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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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5-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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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최근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과연 그러한가. 지난해 해외이주자 수가 2017년보다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는 외교부의 통계와 상당히 배치되는 발언이다. 외교부의 해외이주자 통계에 따르면 2012년까지 1만명을 넘던 해외이주자는 2017년 1443명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줄다가 지난해 6257명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해외이주자 수가 반등한 건 2011년 이후 7년만이다.
 
외교부 본부에 지난해 접수된 해외이주신고서는 2017년 825건에서 지난해 2200건으로 늘었다. 국가별로 볼 때 지난해 미국의 해외이주자는 557명으로 2011년(618명) 이후 7년만에 가장 많고 캐나다는 115명으로 2010년(191명) 이후 최고치였다. 유럽은 91명으로 1988년(120명) 이후 30여년만에 가장 많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해외이주신고서에는 가족으로 인한 연고이주, 취업이주, 사업이주, 기타이주 등으로 원인을 명기토록 돼 있는데 이중 대폭 증가한 건 '기타이주' 뿐이라는 점이다. 기타이주는 2017년 79건에서 지난해 1461건으로 18배 이상 늘었다. 취업이주는 251건에서 173건으로, 사업이주는 26건에서 21건으로 외려 줄었고, 연고이주도 469건에서 545건으로 76건(16.2%) 정도만 증가했다.
 
기타이주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밝힐 수 없을 때 표기한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외국으로 이삿짐을 싸는 것일까. 정부는 지난주부터 이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원인 분석에 나섰다고 한다. 미세먼지, 최저임금인상, 높은 상속세 등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분석을 해봤더니 통계 착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해외이주자가 늘어난 게 아니라 지난해 국민연금 일시금을 타려고 해외이주신청서를 제출한 경우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가 2017년 12월 21일부터 거주여권을 폐지하자 국민연금공단이 해외이주자가 국민연금 일시금을 받을 경우 거주여권 대신 해외이주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 많은 국민들이 해외이주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국민연금 일시수령을 위해 해외이주를 택한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만큼 실물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결과인지도 모를 일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에서 떠나고 싶은 나라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정부는 무엇부터 해야 할 것인지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립해야 할 것 같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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