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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교계에 사과한 황교안 과연 진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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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5-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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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처님오신날 불교 의식을 따르지 않아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크리스천으로 계속 생활해 왔고 절에 잘 가지 않았다. 그래서 절에 가서 여러 가지 절차나 의식에 부족한 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그런 부분도 배우고 익히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부처님오신날이 거의 1개월 지난 시점에 나온 사과 발언이다. 황 대표는 28일 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 출연해 그동안의 논란을 불식하게 의한 자신의 입장을 처음으로 개진했다.

  황 대표는 그 방송에서 "저로서는 불교 또는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있고 행동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황 대표의 사과 발언을 듣는 사람은 각각의 방식대로 받아들이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할 것이다. 불교행사에 가서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교회만 다녀서 몰랐다고 발언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의 발언에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람이 불교행사에서 합장이 기본이라는 것을 몰랐을까.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다. 그러니 모든 사람은 자신의 종교에 대해 떳떳해 할 수 있고 그 신앙생활에 대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황 대표가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니 황 대표의 종교생활은 존종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는 자연인 황교안이 아니라 공당의 대표라는 공인의 입장이라는 점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종교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황 대표가 크리스천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합장하지 않은 황 대표의 태도를 극단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사실은 무리다. 아무리 공인이라 하더라도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그 사람의 개인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불교행사나 다른 종교 행사에 황 대표가 나서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할 수 있지만 그렇게 몰아붙이는 것도 인색하다. 다만 황 대표가 종교적 예의가 서툴렀다면 간단하게 지적하고 말 일이다. 그것을 마치 정치인의 결정적 흠결인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

  다만 황 대표의 이번 사과가 진정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묻고 싶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뒤로하고 불교계에 사과를 한 것이 스스로의 양심에 당당했는지에 대해서 묻고싶다. 또 국민 가운데 불교신자들에 대한 눈치보기로 마음에 없는 발언을 한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모든 결론은 황 대표 스스로 가지고 있지만 종교적 신념 논란보다 한 정치인의 정직한 태도를 보고싶어 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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