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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 남산자락 훼손 더 이상 방치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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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5-2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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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경주 남산은 누가 뭐래도 신라 불교문화의 정수다. 그 자체가 불국정토며 산자락에 흩어진 문화재까지 포함하면 세계 어디를 내놔도 모자라지 않는다. 그런데 남산 자락에 신축 건축물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그 신성함이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엄격한 문화재법도 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니 답답할 노릇이다.

  경주를 찾는 이들은 남산을 반드시 한 번 들른다. 주말이면 산행하는 등산애호가들이 넘쳐난다. 그들은 신라의 주산인 남산을 오르며 골짜기마다 들어선 신라 불교문화의 흔적을 느끼며 찬탄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경주 주변의 사람들은 남산 자락에 터를 잡고 살아보는 것이 로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욕망이 화를 부르고 있다. 대를 이어 물려받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문화재가 속속 들어서는 건축물에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 현상변경을 비껴가는 곳이 허다하고 매장문화재 출토가 그리 많지 않다는 이유로 이곳은 사실 따지고 보면 최적의 주거지인지도 모른다. 주거용 주택뿐만 아니고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이 차례차례 들어서면서 이곳이 과연 경주의 가장 대표적인 유적지인지 의심스러운 상황까지 왔다.

  행정에서는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건축주의 요구를 외면할 명분도 없다. 정서상 허가를 반려한다면 소송에 들어갈 것이 명약관화 하기 때문에 묘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안타깝기만 하다.

  법은 최소한이다. 그 선을 넘지 말라고 만든 것이 법이다. 하지만 법 위에 존재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통용돼야 한다. 사회적으로 더 이상의 훼손이 없어야 한다고 인지하는 곳에는 모두가 자제하는 것이 옳다. 토지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재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혹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그 인식을 갖지 못한다면 새로운 규제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경주시가 이 문제를 방관한다면 남산의 신성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머지않은 미래에 잃게 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가능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조례를 만들어서라도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모두가 자제해야 한다. 남산 자락은 개인의 재산이기 이전에 국민 모두의 공공자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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