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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용률 실업률 동반승상이라는 이상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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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7-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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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지난달 고용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실업률도 높고 구직단념자 수도 많아 우리 경제사정이 나아지고 있는가보다하는 기대를 가졌다가 그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통계청이 10일 내놓은 '2019년 6월 고용 동향' 자료에 나타난 지표가 그렇다. 지난달 전체 고용률은 61.6%로 전년 동월 대비 0.2%p 상승했다. 이 수치는 1997년 6월 61.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산연령인구인 15~64세 고용률도 67.2%로 전년 동월보다 0.2%p 올랐다. 이 지표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9년 이래 최고치라고 한다.

  그러나 고용률만 오른 것이 아니라 실업률도 덩달아서 높았다. 지난달 전체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3%p 높은 4.0%다. 매년 6월과 비교했을 때 통계 작성법을 현재와 같이 바꾼 1999년(6.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도 113만7000명으로 10만3000명(10.0%)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1999년 6월 148만9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그보다 더 가슴이 아픈 것은 구직단념자가 전년 동월보다 3000명 늘어난 51만4000명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구직단념자란 '취업을 희망했으나 노동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최근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었던 자'를 말한다. 이 지표 역시 통계청이 현재 기준으로 집계 방식을 바꾼 2014년 이래 6월 기준 최다 기록이다.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고용률이 상승하면서 실업률이 오르는 것은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경제활동인구)이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자리와 직접 관련 있는 기재부 관계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상승했고 고용률이 2개월 연속 오르는 등 고용 회복 흐름이 지속하고 있어 위로를 받는 모양이다.

  그러나 지표상의 흐름은 분명히 비관적이다.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오르는 현상이 긍정적인 점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비교 대상 시점인 지난해 6월 노동시장 여건이 아주 안 좋았음을 고려해 기저 효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고용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제조업의 상황은 여전히 나쁜 상태라는 것이 불길한 조짐이다. 실제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6000명(-1.5%) 줄어들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행정이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사정을 회복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치가 나서서도 해결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일본과의 경제 마찰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앞날도 밝지 않다. 이 위기를 넘길 최대의 묘안이 무엇인지를 모든 주체가 함께 찾아나서야 할 때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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