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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맹방이라는 미국의 방위비 인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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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8-1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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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이상문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증액할 것이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예고하면서 분담금 협정이 끝난 지 6개월 만에 다시 인상 압박 논란이 불붙고 있다. 트럼프의 예고가 있은 직후 한국을 방문한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방한동안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동맹국들에게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발언을 해 분담금 협정은 피할 수 없게 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올해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게 최대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어난달 한국을 방문해 6조에 가까운 청구서를 내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부는 아직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협상이 공식 개시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이미 협상이 시작됐다는 점을 암시한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이 고용하고 있는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와 미군기지 내 훈련장·교육시설 등을 위한 군사건설비, 탄약·수송 등을 위한 군수지원비 등으로 구분된다. 올해 2월 서명한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서명한 금액은 1조389억원이다. 지난해보다 8.2% 인상된 금액이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에 대해 지원하는 직·간접비도 상당한 규모라고 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작성한 '주한미군 직·간접 지원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을 기준으로 주한미군에 대한 직·간접비 등 포괄적 지원규모는 약 5조4000억원 규모다. 그리고 정부가 지난 2015년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해 직접지원 2조4279억원과 간접지원 9589억원, 여기에 평택 미군기지 이전으로 유발된 한시적 비용 2조695억원을 더하면 모두 5조4563억원을 주한미군에 지원했다. 여기에 같은 해 방위비 분담금까지 합하면 총 6조7757억원(7250억엔)을 주한미군에 지원했다. 이 규모는 일본 지원비용의 80.5% 수준이다.

  지난 10차 SMA 협정에서는 분담금이 8.2% 인상됐다. 이는 물가상승률과 올해 우리나라 국방예산 인상율(8.2%) 등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예상하는 50억 달러 규모의 인상은 실현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올해 서명한 10차 SMA 협정에서 합의한 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액수이기 때문이다. 11차 SMA 협정이 이뤄진다면 10차 SMA를 기준으로 다시 협상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사업가 기질로 인한 분담금 인상 압박은 그리 쉽게 합의점을 찾지는 못할 것 같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 미국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조를 때 우리 정부는 맹방으로 불리던 양국의 공격에 몰리는 형국이 된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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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