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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방위비 협상 최악상황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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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11-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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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가 예사롭지 않다. 정부는 미국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연장을 거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방한한 미국 국방부장관과 미국 군수뇌부를 만난 자리에서 지소미아연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23일 종료되는 지소미아를 연장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셈이다. 문 대통령은 19일 저녁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일본과 안보협력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차선일 뿐 지소미아 연장과는 의미가 다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국에 대해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더 내 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끊임없이 한국에 대해 방위비 인상 압박을 해왔다. 한국은 부자 나라인데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한국을 난처하게 만들어왔다. 그동안의 트럼프의 방위비 인상요구가 현실화됐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트럼프가 언급한 대로 5배의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총액 규모로 50억달러(5조80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 대표들은 방위비 분담 협상을 시작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너무 커 협상 초반부터 결렬됐다.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7시간이 예정됐지만 협상 90여분만에 미국측이 일어서면서 조기에 끝나는 일이 발생했다.

  미국 측 대표는 "한국이 제시한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위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한국측에 재고할 시간을 주겠다"고 말해 사실상 새로운 안을 가져오라는 통보나 마찬가지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측은 1991년부터 진행되어온 10차례 방위비 협상의 결과로 결정된 인상 폭(2.5~25.7%)을 크게 벗어 나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어서 협상타결 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당측 국회 국방위소속 의원들은 미국의 전례 없는 방위비 500%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국방위 의원들은 "한미 동맹의 가치를 실현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할 것을 촉구한다"며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 동의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은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나토에 대해서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의 이 같은 요구가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훼손한다며 비판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아랑곳 않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밀어 붙이고 있다.

  만약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되고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카드를 꺼내 든다면 한국의 안보 상황은 전례없는 위기를 맞게된다. 한미간의 이런 갈등을 즐길 사람은 북한의 김정은 뿐이다. 방위비 협상이 그런 상황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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