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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퓨전한복 유행시대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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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11-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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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종로구청이 "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 개량 한복의 경우 고궁 무료입장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요청하겠다"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서울의 4대 궁은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에 무료입장 혜택을 주고 있는 것에 대해 종로구청이 제동을 건 것이다.

  과도하게 변형된 퓨전 한복이 많아지면서 전통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자는 원래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종로구청의 방침이 전해지면서 문화재청과 인근의 한복 대여점은 당혹스러워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한복 제대로 입기도 중요하고 한복이 유행하는 현상을 무시할 수도 없는 딜레마가 있다"고 고백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고궁을 출입하는 관광객들이 퓨전한복을 입는 것은 놀이문화의 일종인데 규제가 너무 강하다는 입장이 있었는가 하면 어느 정도 적정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과연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는 모르겠지만 퓨전한복이 우리의 전통한복과 많이 거리가 멀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경주의 주요 관광지에는 지금 퓨전한복을 입은 관광객이 넘쳐난다. 연령대도 다양하고 심지어는 경주를 찾은 외국인들도 퓨전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물론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없지만 과연 퓨전한복의 열풍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우리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서 당연히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요즘 들어 명절에도 한복을 입은 국민을 찾아보기 힘든데 관광지에서 그나마 한복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한복의 대중화, 전통의 계승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전통 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선정적이고 화려한 퓨전한복이 우리의 전퉁문화를 왜곡시킨다는 부정적인 주장도 있다. 거리를 활보하는 퓨전한복은 과거 우리가 봐 왔던 전통 한복과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길거리를 활보하는 퓨전한복이 마치 과거 화류계 여성들이 차려입은 복식이라는 거친 표현도 있다. 자칫 이 모양새가 우리 복식문화의 대표인 것처럼 잘못 알려질 우려도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퓨전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의 자유를 막을 아무런 근거는 없다. 한복 대여점의 입장에서는 잘 나가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옷을 다량 구입해 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다만 스스로 자제하고 우리의 고운 한복으로 골라 입는 노력을 촉구할 뿐이다. 이러다가 우리 한복의 단정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기우는 아닐 것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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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