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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전통음식이 일본음식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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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11-0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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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음식인 청국장보다 일본의 ‘낫또’를 더 많이 먹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청국장 소매시장 규모는 지난해 93억5000만원으로 2016년에 비해 5.2% 감소했다.
 
  반면 낫또 시장 규모는 청국장보다 커졌다. 2014년 100억원을 넘어선 뒤 2017년 325억원 규모로 3배 이상 성장했다.
 
  또 한국은 일본 낫또 수입국 2위에 올랐다. 가장 큰 수출시장은 미국이었고 중국이 2위였지만 지난해부터 한국이 중국의 자리를 빼앗았다.
 
aT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변화로 전통장류 판매가 주춤한 반면 젊은층을 중심으로 그냥 먹기에도 부담이 없고 샐러드 등에도 섞어 먹을 수 있는 낫또를 선호한데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낫또 물량 외에 일본에서 수입되는 제품도 많아 향후 국내 낫또 소매시장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라고 한다.
 
거꾸로 청국장 수출은 미미하다.
 
  2017년 청국장 수출액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로 62만7963달러(약 7억2912만원)에 불과하다. 해외 교민 수요가 있어 수출액이 잡히기는 하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냄새와 섭취 방법이 낯선 탓에 본격적으로 수출되는 국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대기업들은 최근 건강 중시 트렌드에 맞춰 청국장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취식하기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도 한다.
 
문제는 우리 식품의 세계화에 있다. 청국장은 우리 고유의 식품이지만 특이한 냄새 탓에 젊은층은 꺼려하고 청소년 이하는 아예 기피 음식으로 통한다.
 
  대신 낫또는 별다른 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건강식품이라는 홍보효과를 보면서 거부감 없이 섭취한다. 우리 국민들의 입맛이 국제화 되면서 다양한 식품을 받아들이고 섭취하고 있지만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 문화적 배경이 아쉽다.
 
  미국에 이민간 동포들이 청국장을 먹고 싶어 조리를 하면 이웃에서 난리가 난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청국장뿐만 아니라 우리 음식들 가운데 냄새 때문에 외국인이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정체성을 버리고 냄새를 제거한 청국장을 만든다는 대기업의 노력에는 찬동하기 어렵다.
 
  청국장에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나면 무슨 맛일지 상상도 하기 힘들다.
 
  우리 음식만 냄새가 자극적인 것은 아니다. 중국의 음식이나 아시아권역의 대부분 나라들이 발효음식을 먹고 냄새를 동반한다.
 
음식에 대한 호오는 당연히 개인적인 사정이다.
 
  그러므로 낫또의 섭취량이 청국장을 넘어섰다는 것에 대해 힐난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 전통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우리 국민들의 음식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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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