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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허위 과장광고의 생명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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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12-0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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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국음식 요리사 윤경숙 윤가명가 대표가 미슐랭 가이드에서 "컨설팅을 제안하며 2억을 요구했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물론 미슐랭 가이드 측은 이를 부인하고 의혹을 제기한 윤 대표를 상대로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어느 측의 말이 옳은지는 모르지만 일단 윤 대표의 말을 들어보면 "2013년 미슐랭 가이드가 한국에 입성을 하게 될 거고 거기에 맞는 3스타급 레스토랑을 언제까지 오픈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미슐랭 가이드는 아무도 모르게 불특정 다수의 레스토랑을 방문해 엄격한 방식으로 채점한 뒤 별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윤 대표에게 한국 입성 정보를 미리 흘린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
   이뿐만 아니다. 윤 대표가 레스토랑을 개업하자 미슐랭 가이드 측은 어니스트 싱어라는 인물에게 연간 2억원 정도가 드는 컨설팅을 받으라는 요구를 했다고 한다. 컨설팅 비용에는 심사위원들이 올 때마다 그들의 체류비, 비행기값, 숙박, 음식 먹는 값 등이 포함되며 이 비용을 한국의 레스토랑 3곳이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 대표는 그 제안을 거절했고 제안을 받아들인 나머지 2곳의 레스토랑은 3스타로 등록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미슐랭 가이드 측은 "컨설팅 제안을 받았다는 싱어라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며, 지난해에도 비슷한 의혹 제기가 있어 자체 조사를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이 같은 일은 비단 미슐랭 가이드뿐만 아니다.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비일비재 일어나는 일이다. 바로 파워블로거들의 제안으로 업소를 홍보하는 방법이 이와 다르지 않다. 비록 미슐랭 가이드처럼 전문성을 가지지 못해서 레스토랑의 컨설팅까지 관여하지는 않지만 음식 사진을 찍고 후기를 기가 막히게 만들어 소위 이름난 '맛집'으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거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지급된다.
   문제는 이들 블로거들의 상업적 활동이 신뢰도가 문제다. 많은 사람들은 블로그에 소개된 글을 읽고 '맛집'으로 소개된 업소를 찾지만 실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고백한다. 인터넷이라는 공공재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올린 이들은 그것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관광도시 경주에도 그런 업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심지어 그 블로거들이 직접 찾아와 적지 않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블로그에서 소개된 내용을 믿고 찾아와 실망을 한 관광객들의 입소문도 미리 생각해야 한다. 과장과 허위로 이뤄진 홍보는 생명력이 길지 않다. 오로지 열정적이고 진지한 자세로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하고 제대로 된 맛을 연구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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