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능 만점 두 학생이 주는 교훈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수능 만점 두 학생이 주는 교훈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9-12-04 19:34

본문

자녀의 학력은 조부의 경제력과 어머니의 정보력이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주경야독으로 성공했다는 말은 이미 고사 정도로 치부된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재력이 자녀의 명문대 입학 가능성을 높인다는 인식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다.
   그러나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15명의 학생 가운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특권층의 자녀가 아닌, 서민의 자녀가 포함돼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한영외국어고등학교 최준영군은 평범한 맞벌이 가정에서 자랐다. 우리 사회 서민의 자녀다. 아버지는 지하철역의 부역장으로 근무하고 어머니는 보험회사 직원이라고 한다. 최군은 한영외고에서도 10위권을 유지하다가 이번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리고 "집 근처 종합 학원에 다닌 것 말고는 다른 학원에는 가지 않았고 개인 과외도 받는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수험생이라면 한번 정도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강남 대치동 근처에는 가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부모님은 문제집이 필요하다면 사줬고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하면 독서실 정기권을 끊어주는 식의 기본적인 지원을 해줬다고 한다.
   또 한 학생은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아래서 자란 김해외국어고등학교 송영준 학생이다. 송군은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학생이다. 송군은 자신의 공부 비결을 "잠자는 시간을 줄여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리고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는 좌우명을 붙여놓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송군은 "중1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홀어머니를 생각하며 학업에 매진했다"고도 했다.
   송 군은 "집안 사정으로 마음껏 교재를 사거나 남들처럼 외부 인터넷강의를 수강하지는 못했지만, 교과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고민이 있을 때마다 열린 마음으로 상담해주신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두 학생의 예로 우리는 지금부터 고정관념을 바꿔야 할 것 같다. 결국 학생 스스로의 노력과 올바른 인성, 여기에 부모의 헌신적이고 애정 어린 지원, 교사들의 배려, 학생의 꿈을 키워주는 학교의 특별한 프로그램이 성공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쳐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입시와 관련된 온갖 갈등을 겪었다. 그것은 모두 잘못 인식된 고정관념으로 과한 경쟁을 치르는 것에서부터 비롯됐다. 인생의 긴 노정 속에 입시는 한번 거치는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학창시절 개인의 노력과 자세가 인생을 좌우한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 두 학생처럼 스스로 그 과정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길이라는 점을 사회 전반이 깨우쳐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