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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웅을 떠나보내는 국민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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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12-1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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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구급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공무원의 합동 영결식이 열렸다. 아직 실종된 후 흔적을 찾지 못한 대원도 있지만 일단 다섯 사람의 영혼을 떠나보낸 일은 매우 엄숙하게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결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추도사를 통해 "다섯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의 부름에 가장 앞장섰던 고인들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존경받는 직종이 소방관이라는 것은 수년 전부터 인식되고 있다. 대통령이 말했듯이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의 부름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이들이 바로 소방관, 구급대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은 항상 조촐했고 소박했다. 지방직 소방관의 지위를 국가직으로 높인 것도 그들이 사회에 헌신하는 가치를 국민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합동 영결식에 와서 최고의 예를 갖췄다. 끝까지 침통했고 유족들과는 눈을 맞추기 위해 무릎까지 꿇었다. 어린 유족에게도 목례를 했고 고인이 된 대원들의 영정에 일일이 목례를 하면서 추모했다. 국가의 지도자로서 할 수 있는 예는 다 갖췄다고 본다. 그리고 취임 때부터 약속했던 국민의 안전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재난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다. 특히 자연재해일 경우에는 어느 누구도 감당하기 어렵다. 소방대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마치 자신들의 책임인양 가장 앞장서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사고 현장 속에 갇힌 국민의 위기를 건져내기 위해 불속에도 뛰어 들어간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어떠한 표현으로도 완전하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사회 안전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반짝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흐물흐물해진다. 더러는 인재라고 표현하는 사고도 수시로 발생한다. 모든 구성원이 안전을 위해 늘 긴장해야 함에도 그 긴장의 실밥은 수시로 튿어진다. 누군가가 개인의 욕심을 위해 저지른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고, 그러고 나서 구급의 다급한 손짓을 한다. 간혹 이런저런 사유로 출동이 늦어지면 질타의 화살은 모두 소방대원이 온몸으로 받는다.
   구조적인 안전망을 갖춰나가기에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 노출된 위험에도 우리 곁에 희생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위안이다. 누가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이 있겠는가. 대통령이 추념사 도중 목이 메었던 대원들의 값진 죽음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의 희생의 결과다. 그들을 떠나보낸 우리는 모든 구성원들이 그들의 희생정신으로 사회 안전망을 지키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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