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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론의 취재행위 막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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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12-2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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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미디어특위가 지난 19일 "좌편향으로 심각하게 기울어진 미디어환경을 바로 세우고자 불공정 보도에 대한 삼진아웃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3일만에 '편파·왜곡' 보도를 한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삼진아웃제' 실시 계획을 유보하기로 했다. 보수 성향의 언론에서조차 '도넘은 한국당'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여론을 의식해 내린 조치로 보인다.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는 "한국당은 언론·취재의 자유를 훼손할 의지도, 그럴 이유도 없다"며 "공정하고 균형 잡힌 보도를 해온 언론사와 기자들 사이에서도 삼진아웃 조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특위는 그러나 최근 한국당의 '국회 집회'를 두고  KBS와 MBC, JTBC 등이 '편파·왜곡' 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백하게 편향적인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해 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절규와 같은 조치였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해명했다.
   한국당의 입장에서 이 사안을 이해해 보자. 자신들의 행위는 그 집단 안에서 판단하기에는 언제나 정당하다. 그러므로 그것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다른 견해를 가진 보도가 나올 경우 섭섭하고 화가 날 수 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한국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국회 집회'였다면 더욱 그렇다. 내년 총선을 목전에 두고 사투를 벌여야 하는 한국당으로서는 물러설 곳이 여의치 않다. 그런 절박한 상황을 두고 비판하는 언론은 좌편향 됐거나 진정성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국회 집회'의 적법성과 당위성은 차치하고 이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를 두고 당당한 여론전을 펼치지 않고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거기에 걸리면 자당 출입을 막겠다는 조치는 명백하게 도를 넘은 것이다. 언론의 본연은 권력을 견제하고 국민의 편에서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팩트를 진실하게 전하는 것이다. 물론 전하는 관점이 각 언론사의 논조에 따라 방향이 틀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생각을 제대로 읽어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언론의 역할을 막아서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은 공당으로서의 자세로는 성숙하지 못했다.
   물론 최근 들어 언론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기는 했다. 언론이 지나치게 앞서가거나 일방적인 견해를 수용해 반대쪽의 반론을 받아주지 않는 등 정론직필의 길에서 삐끗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해서 언론이 정당한 취재활동을 하는 것을 막아서겠다고 나서는 것은 옳지 않았다. 한국당이 이 계획을 유보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애초 이 같은 계획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매우 비민주적인 발상이었다. 이 기회에 언론과 언론의 주요 취재 대상이 되는 집단이 깊이 있게 고민하고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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