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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너지는 관광업 살릴 지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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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3-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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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춘삼월'이라지만 온 나라가 질병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봄의 기운을 받아 모든 일들이 활발하게 전개돼야 할 시점에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났다. 어쩌면 21세기 최악의 괴질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발언도 나온 가운데 우리는 근래 보기 드문 위기감에 싸여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점이다.
     코로나의 여파로 국민 모두가 힘겨워졌지만 관광산업의 비중이 큰 경주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쌓일 것이 불보듯 하다.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된 코로나 환자 발생 소식에 경주의 봄은 엄동설한이다. 경주시는 당장 지난해 16만여 명이 참가한 형산강 연등문화축제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벚꽃마라톤대회 등 3~4월 예정된 경주지역 축제와 각종 행사들이 잇달아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형산강 연등문화축제는 4월 말에 열리는데 이 추세라면 개최가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4월 4일 열기로 한 제29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와 1일부터 5일까지 개최키로 한 벚꽃축제도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이달 예정됐던 대한민국 난 대전·경주시 난 대전과 코오롱구간마라톤대회가 취소됐고 4월 예정된 경주도자기축제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행사 주최 측과 경주시의 고민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 국민의 건강이다.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한 축제와 영광도 소용없다.
     그러나 꽃은 이 와중에서도 필 것이고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혹독한 대지 위에 봄비는 내릴 것이다. 그리고 시민의 삶은 묵묵하게 이어지고 불안과 공포 속에서도 봄기운은 점점 익어갈 것이다. 이 시점에 가장 고통스러운 이들은 바로 영세 상인들과 관광업계 종사자들이다. 이들이 1년 중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기간이 봄철 관광 성수기다. 감염병이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는 가운데 이들은 삶의 위기를 맞고 있다.
     축제와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시기적 당위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시민들의 움츠림에 우리 경제 전반이 붕괴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용기가 필요하다.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정상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축제는 취소됐지만 상춘객의 발길마저 끊긴다는 것은 경주의 영세 상인들은 생각도 하기 싫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종식을 바라는 마음은 전 국민이 동일하다. 그리고 확진자의 쾌유와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바람도 다르지 않다.
     다만 여기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경주의 관광업계의 속사정도 무시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서기 힘든 업종의 특성을 깊이 헤아려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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