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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화엑스포, 민간위탁보다 프로그램 혁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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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6-2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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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모양이다.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 세금이 낭비된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1998년 처음 행사가 시작된 후 지난해까지 투입된 전체 예산은 1886억원이었지만 수익금은 그것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51억원이었으니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책임지고 운영할 기업이 나선다면 엑스포 부지를 단돈 10원에 임대할 수도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한다. 물론 그 말은 엑스포의 경영적자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일 것이다.
 
  아무튼 경북도는 엑스포를 문화 전문 민간기업에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1998년 1회 때는 40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1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2회 행사인 2000년(예산 355억, 수익 210억)부터 지난해 10회 행사(예산 100억, 수익 9억)까지 투입된 예산에 비해 수익 효과는 미비했다.
 
  그리고 2006년부터 시작된 해외행사의 수익은 더 초라하다. 2006년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60억원을 투입해 2억원의 수익을 울렸고 2013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160억원을 투입해 26억원을 벌었다. 또 2017년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100억원을 들였지만 수익은 제로였다. 그러니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도의 문화국장도 대형 기획사로부터 제안이 와서 내부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는 등 공식 추진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엑스포가 민간 위탁 운영으로 전환될 경우 재단 직원의 고용 문제 해결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그리고 경주의 경북의 대표 문화축제 하나가 단순하게 예산 문제로 없어진다면 그것에 따른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는 공산품처럼 투입된 예산보다 수익을 더 남길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영원히 적자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화가 가지는 무형의 가치는 재화로 환산되지 못할 만큼 크다. 가령 외국에서 개최됐던 엑스포 행사가 돈벌이에는 실패했지만 경상북도의 문화적 저력을 알리는데 적지 않은 공헌을 끼쳤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적자에 허덕이는 엑스포 행사를 민간에 넘기는 것은 바람직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의 손에서 제대로 된 축제로 재탄생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들의 기획이 지나치게 상업화 된다면 축제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려해야 한다. 단순하게 적자논란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변화를 통해 엑스포를 다시 한 번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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