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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제 정부가 나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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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7-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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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 관한 주민의견수렴 결과보고서가 경주시에 넘겨졌고 경주시는 이 보고서를 개봉하지 않은 채 재검토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동안 맥스터 증설과 관련한 주민들간의 갈등은 경주시의 불행이었다. 찬반 의견을 내는 주민들의 생각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고 그들의 의견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현실은 아쉬웠다. 다만 찬반 의견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갈등 없이 의견을 좁혔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이제 보고서의 주민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재검토위원회에서 권고안을 작성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면 산자부에서 최종적인 정부의 정책을 결정해 시행하게 된다. 주낙영 시장은 이 보고서를 개봉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주민 의견이 나왔는지 모르고 있다.
 
  하지만 주 시장은 재빠르게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미 끝난 주민의견 수렴절차에 대해 선제적으로 결과를 존중하고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공론화로 경주시민들의 뜻에 부합하는 합리적 정책결정이 이뤄져 그동안의 지역갈등을 조기에 봉합하고 안정과 화합 속에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주 시장도 이번 맥스터 증설과 관련해 지역사회에 갈려진 민심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동안의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복기는 중요하지 않다. 다 지나간 일이다. 다만 결과에 승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 치열한 논쟁이 있었던 만큼 결과에 따른 새로운 대안이 마련돼야 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그동안 시민들이 바랐던 문제점 해결에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시민들의 바람을 주 시장은 담화문에서 분명하게 드러냈다. 정부가 2016년까지 고준위방폐물을 경주지역 밖으로 반출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검토위원회는 원전부지 내에 보관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제시한 '2016년 고준위폐기물 관리기본 계획'의 원칙을 재천명할 것을 요구했다.
 
  또 재검토위원회는 공론화 과정에서 제기된 주민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권고안을 작성하고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건설에 대한 계획(안)을 조속히 확정해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뿐만 아니라 맥스터 추가 건설로 방침을 정할 경우 정부는 경주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보상방안을 제시하라고도 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부의 정책결정만 남았다.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고 난 뒤 경주시민에게 그동안 해왔던 약속을 더 늦추지 말고 이행해야 한다. 이번 맥스터 증설 논의 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핵심은 바로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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