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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영 갈등을 계속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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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7-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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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의 사망과 백선엽 장군의 대전 현충원 안장을 두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영간의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해방 후 좌우가 나뉘어 전쟁을 방불케 했던 아픈 역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지금이야 해방 공간과는 달리 엄격하게 폭력을 금지하는 법적 장치가 있다 뿐이지 이데올로기로 말미암아 한 민족이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박 시장의 사망 이후 그의 공적과 과오를 엄격하게 분리해 밝힐 것은 밝히고 고소인의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과 박 시장의 도덕적 결함으로 더 이상 생전 서울시장의 공적은 거론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 팽팽하다.
 
  더구나 여당의 대표가 정중하게 사과한 발언에서 고소인을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야당은 '영혼 없는 사과'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아픔과 2차 피해에 대한 공포에 질려 있는 고소인의 불안감은 안중에 없이 정치적 공세를 위해 단어에 집착하는 행태는 목불인견이다.
 
  백선엽 장군의 대전 현충원 안장에서 벌어진 좌우의 갈등도 심각하다. "친일 반민족행위자 간도특설대 백선엽의 대전현충원 안장을 반대한다"는 발언과 "백선엽은 나라를 구한 영웅이다. 백선엽 욕하는 XX들은 북한으로 꺼져라"는 발언이 오고갔다.
 
  찬반 시민단체 회원들은 대전 현충원 앞에 결집해 격하게 대립했다.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국민 영웅으로 남아 있지만 일제강점기 간도특설대에 복무하면서 독립군을 척결한 과거가 있어 백 장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때 과연 이처럼 진영 논리로 나눠져 싸우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는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아무리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극단적인 공격 방법으로 이빨을 드러내는 것이 과연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이 와중에 자기 당의 정체성과 부합하는 집단과 결탁해 대립을 부추기거나 대리전쟁을 치르는 모습은 혐오에 가깝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오고가는 가짜뉴스와 선동은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갈등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금은 국난이라고 표현할 만큼 어려운 시기다. 이 시기에 좌우 갈등이 증폭되고 정치적 견해에 따라 대립하는 모습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 자손들에 대한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기도 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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