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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영업, 소상공인들의 위기를 방관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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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9-0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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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금융권 산업대출이 69조1000억원 증가했다고 한다. 이 금액은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 19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 전반이 '빚내서 버티기'에 돌입했다는 증거다. 1분기까지 합하면 올해 상반기에 늘어난 대출액은 12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도소매, 숙박, 음식점 등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대출이 대폭 늘어났다. 우리 경제의 실핏줄이 망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69조를 넘긴 대출액의 68% 규모인 47조2000억원이 서비스업이다. 또 전체 서비스업 가운데 31%가 도소매, 숙박, 음식점업이다. 이처럼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대출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정부의 지원 폭이 커졌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매출이 급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대출의 문을 좀 더 넓게 열었다 하더라도 이유 없이 빚을 내는 일은 없지 않겠는가.
 
  코로나 19로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전세버스 운수업과 여행업이다. 전세버스 업체는 폐업을 하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버티지만 지입 차주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평소 성수기의 수입으로 1년을 버텨오던 이들은 아예 개점휴업 상태인 현재의 상황을 넘어서기가 매우 심각하다. 지난 광화문 집회로 말미암아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검역당국이 전세버스 운전자들에게 탑승자 명단을 요구했지만 일부 차주들은 명단제출을 거부한 것도 가뭄에 난 콩처럼 귀한 고객을 여기서 또 단절시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여행업은 메이저 여행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여행을 주로 취급하던 여행사들이 국내여행으로 방향을 틀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여행을 여행사를 통해 가려는 사람들은 지극히 드물다. 소수의 국내여행 수요자들도 단체여행에 국한됐었는데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단체여행이 사라져 버린 탓에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 상장 여행사의 직원들도 6월부터 대부분 무급휴직에 들어갔고 얼마나 더 버틸지 거의 시한부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이들이 대출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빚으로 버틴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언제 코로나19가 종식될지 알 수 없고 종식 이후에도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니 종전처럼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결국은 누적된 부채로 허덕이다가 문을 닫는 업소가 늘어날 것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성숙한 국민의식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일어서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저력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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