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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울한 명절 대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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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9-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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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는데 재래시장에 사람이 없다. 상인들은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추석 대목도 옛 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주 재래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상인들은 최악의 경기 탓인지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울상이다.
 
  제수용품점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 장날 하루 매출액으로 몇 달을 버텼는데 올해는 3분의1이라도 채웠으면 좋겠다면서 하소연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전통시장에는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는 커녕 냉랭한 기운만 감돌았다. 경주 최대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은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성동시장은 새벽부터 도매시장에서 가져온 채소, 과일 등으로 가득 채운 상인들의 바쁜 손놀림이 무색할 만큼 손님들의 움직임은 뜸했다. 상인들은 추석 대목에도 희망이 없다며 울상이다. 코로나19로 정부가 연휴기간동안 고속통행료를 징수하는 등 연휴 이동 자제를 권고하면서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다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중앙시장에서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과일 가격도 문제가 있다면서 우선 구매가 줄어든 게 가장 크지만, 긴 장마로 지난해보다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대마저 비싸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도매가격이 올라 비싼 값에 물건을 가져와도 잘 팔리지 않으면 마진율이 떨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채소류는 천정부지로 올라 주부들은 혀를 내두른다. 공산품은 매출이 없어 사실상 명절 특수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명절이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푸념들이 실감난다며 밝지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 비교적 전국에서 모여 들면서 농산물시장으로 소문난 안강시장도 텅텅 비었다. 상인들은 어떻게 하면 꽉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상인들이 믿을 건 가격 경쟁력뿐인데 이 또한 사정의 여의치 않다. 매년 이맘때 전국 각지로 부쳐지는 택배로 넘쳐났지만 올해는 예년 같지 않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포항죽도시장은 이맘때 수산물을 사러 나온 시민들과 외지인들로 붐볐지만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목소리만 들리고 물건을 사는 소비자들은 줄었다. 시장 안은 연신 저렴한 가격과 품질을 외치며 흥정을 시도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만 공허하게 메아리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언택트) 구매가 다수라서 직접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어 명절 직전까지 준비한 물건을 다 팔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애꿎은 포장용 보자기만 매만졌다.
 
  행정당국은 코로나19 방역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경기회복에도 행력을 쏟아야 한다. 당장 생산자와 소비자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될 때 방역은 저절로 해결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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