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시재생사업 지역 개성을 살려야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도시재생사업 지역 개성을 살려야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20-11-04 19:30

본문

도시재생은 새로운 도시개발 논리다. 그동안 우리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개발이 우선적인 도시 발전의 원동력인 것처럼 착각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노쇠한 도시를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무조건식 개발논리가 아니라 그곳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재생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매우 타당한 방법이었다.
 
  올해 경상북도의 2차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에 경주시, 구미시, 청송군, 성주군, 예천군 5개 시·군이 추가 선정돼 국비 358억원을 확보했다고 한다. 도시의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지역 주도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높이는 도시재생 사업에 새로운 길을 연 것이다.
 
  그 중 경주시는 황오동 철도관사 마을 일대가 선정됐다. 콘셉트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마을, 행복 황촌'이다. 철도관사 마을은 일제강점기 시절 경주역에서 근무하던 철도원들을 수용하던 대규모 주거 단지였다. 이곳은 승무원들의 합숙소를 비롯해 극장 등의 문화공간까지 갖춘 대단위 집단시설이었지만 10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 됐다.
 
  경주시는 이 마을에 127억원을 투입해 공공상생점포 및 주민복합문화공간, 마을부엌·카페, 게스트하우스, 나들이길·문화마당 조성, 빈집 정비, 주민역량 강화 등 주민공동체와 상권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4년이 걸리는 사업이다.
 
  관사마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처럼 최소한 30~40년 전의 도시 주거시설 들이 즐비해 매우 인상적인 마을이다. 이곳을 개발이 아닌 재생의 논리로 접근한 것은 매우 타당했다.
 
  그러나 이 마을에 다른 곳에서 모두 할 수 있는 재생사업을 시도한다면 변별력과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아직 흔적이 남아 있는 관사마을을 제대로 복원하고 살린다면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고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을 여지도 남아 있다.
 
  특히 경주역이 이설되고 나면 그 공간은 원도심과 바로 연결된다. 경주의 관광 패턴이 일정한 지역으로 편중돼 있는 현실을 극복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나 다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펼쳐놓을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주민 주도의 재생도 바람직하지만 여기에는 전문가의 지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사항에 대한 주민의 자발적 의견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보태 경주의 또 다른 매력적인 공간을 만드는데 이번 재생사업의 핵심으로 삼아가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