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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팔공산 구름다리 더 깊이 숙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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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12-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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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케이블카가 매우 절제된 상태에서 설치된다. 가능하면 경관과 환경을 훼손하는 영향을 최소화 하고 자연의 원래 모습대로 존치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다른 관광국가에 비해 케이블카가 적은 편이다. 최근 팔공산 동화사가 대구시에 구름다리사업 불가 결정을 통보하자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대구시장의 약속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 안실련) 등 대구시민단체는 9일 성명서를 내고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반대 투쟁에 함께 동참한 동화사의 결정을 환영하며 권영진 대구시장의 약속처럼 이제는 사업중단 결정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안실련은 "권 시장은 시의회와 시민단체 간담회에서 약속한 '동화사에서 반대한다면 구름다리 사업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시민들에게 발표하라"고 압박했다.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반대의 이유는 특혜사업, 환경훼손, 안전문제 등이다.
 
  이들 사회단체들이 주장하는 구름다리 설치 반대 의지는 충분히 합당하며 이해할 수 있다. 팔공산을 즐기기 위해 구태여 구름다리까지 설치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다. 청정도량 문경의 봉암사는 불자와 관광객들의 출입이 번다하자 아예 산문을 닫고 출입을 봉쇄하기까지 한 경우는 극단적인 사례이기는 하지만 동화사가 아무리 대구경북의 주요 관광자원이라고 하더라도 사시사철 관광객이나 신도들로 붐빈다면 사찰이 가지는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있다. 동화사가 구름다리 건설을 반대한 이유 중에는 절에 이르는 길이 험난해도 하나의 순례길로 여기며 차분하게 접근하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토목기술은 과거와 달리 엄청나게 발달했고 케이블카나 구름다리 건설로 생겨날 환경훼손이 크게 저감됐고 안전성도 고도로 강화됐다. 또 외국의 주요 관광지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유치하고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케이블카나 다리를 놓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환경과 경관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팔공산을 찾는 일반인들의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하게 팔공산의 절경을 누릴 수 있도록 구름다리 건설을 계획한 대구시의 발상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팔공산을 찾고 싶어도 언감생심 용기를 낼 수 없었는데 그들에게 균등하게 명산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 많은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한 발상에 대해 덮어놓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 깊은 숙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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