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눔마켓`이 이 시대에 던지는 의미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나눔마켓`이 이 시대에 던지는 의미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21-01-25 19:48

본문

어느 시기에도 우리 이웃들 가운데 막막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있다. 그들 가운데는 자신의 힘으로 재활을 할 수 없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대부분 기관의 도움을 받거나 사회단체의 지원으로 간신히 생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그마저도 혜택을 받지 못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은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거나 심지어는 어느 누구의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고독하게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사회 전반의 상황이 어려운 현재 시점에서는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경주시 선도동에서 지역주민의 자발적 기부로 운영되는 '기부 나눔마켓'은 이러한 시점에 매우 의미심장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나눔마켓은 기관이나 사회단체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물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생활용품도 나눠 쓰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쓰다가 남은 물품이나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싶은 것들을 이 곳에 가져다 두면 필요한 사람이 가서 가져가면 된다. 복지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도 찾아보지 못했던 방식이다.
   물론 다른 지자체에도 이런 시설은 있다. 지자체에서 다양한 물품을 마련해 한 공간에 진열해 두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계층이 방문해 가져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경주의 '나눔마켓'은 이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갔다. 그리고 다른 지자체의 시설보다 앞서서 만들어졌다. '나눔마켓'을 기획하고 만든이는 권향인 경주시 선도동 맞춤형복지팀장이다. 그리고 권 팀장이 이런 앞선 시설을 만들게 동기부여를 한사람은 지역의 기업인인 서병조 금아그룹 부회장이다. 서 부회장이 공간을 제공했고 초기 홍보도 열심히 했다.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이 '나눔마켓'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복지제도가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지나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극빈의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한 복지에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 줬다는 것은 선진국에서 찾아야 할 새로운 복지제도의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 이웃의 아픔은 내가 함께 짊어지고 해결에 동참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키워주는 일이야말로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절실하게 필요한 시스템이다.
   한 복지담당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나눔마켓'은 앞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보급돼야 할 모범사례다.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운영되지 않고 주민들이 스스로 힘을 합해 만들어 나가는 이 선행은 널리 알려져야 한다. 극단적인 풍요와 빈곤이 공존하는 시대에 함께 고통을 나누고 배려하는 시민의식이 이곳에서 이행되고 공동체 의식으로 선순환되고 있는 모습을 경주시민들이 모두 알고 동참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