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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캉스` 계획하는 국민 지금이라도 자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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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2-0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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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캉스'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설과 바캉스를 합성한 말이다.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일을 '호캉스'라고 허다니 별별 말이 다 생긴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정부가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유지하면서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자 일부 국민이 4인 이하로 국내여행을 가는 '설캉스'를 즐기는 것이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고 고향을 방문하는 것도 아니니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설캉스족'들이 이동을 하면서 혹시라도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고 천신만고 끝에 3차 대유행을 억제해가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 7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감염 상황이 안정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설 연휴 동안 귀성이나 여행 등 이용을 꼭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당부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주요 관광도시에는 이미 숙박시설의 예약이 모두 끝난 상태라고 한다.
   제주도 관광협회 종합관광안내센터는 오는 10~14일 총 14만3000명의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에는 3만6000명, 11일에는 3만5000명, 12일에는 2만6000명, 13일에는 2만명, 14일에는 2만6000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항공업계는 이번 설 연휴 기간 80만명 이상이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공항을 이용하는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10~14일 김포공항에는 28만여명, 일일 평균 예상 이용객은 5만5000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는 10일과 끝나는 14일에 인파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국제선 항공기가 집중된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설 연휴 5일간 3만2147명의 승객들이 해외를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 정도의 규모는 예년에 비해서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지금처럼 엄중한 상황에 적지 않은 인파가 여행을 목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위기만 잘 넘긴다면 겨울이 지나 감염 확산세가 수그러들 것이고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으로 긴 터널을 빠져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일부 국민은 이 절대절명의 시기를 참지 못하는 모양이다.
   지난 1년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대부분의 국민은 고통을 인내하며 정부가 당부하는 수칙을 묵묵하게 지켜왔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방역 모범국가의 모습을 보였는데 마지막 위기를 어떻게든 잘 넘겨야 할 시기에 여행객들이 넘쳐난다는 사실은 불안하다. '설캉스'를 준비하는 국민은 지금이라도 자제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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