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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신고, 자살막는 첫 걸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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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2-08-1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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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가 3만 4968건으로 지난해 280건보다 125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숫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1월부터 7월까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접수한 것을 집계한 것이다. 신고건수가 급증한 이유는 그동안 교과부와 여성가족부, 경찰 관할 전화번호 등으로 분산돼 있던 학교폭력 신고상담 전화가 지난 1월 117로 통일된 이후 나타난 변화라고 한다.

이런 사실을 접하면서 왜 이런 제도를 진작 시행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폭력에 시달려 자살한 학생이나 피해자의 대부분은 속시원히 털어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는 데 있다. 신고해도 해결해 줄 것 같지도 않을 뿐만아니라 신고를 잘못했다가는 들통나 보복을 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움에 혼자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자살이라는 극한 방법을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학교폭력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에 대해 학교뿐만 아니라 관계 당국, 학부모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학교폭력은 또래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피해학생이 신고를 하지 않으면 알기가 매우 어렵다. 맞벌이가 많은 관계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그 만큼 관심을 가질 시간적 여유도 없다. 부모는 아이가 말썽을 피우지 않고 학교에 다니기만 하면 아무 일도 없는 줄로 안다. 부모와 자식과의 대화가 없다보니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시달려도 부모에게 말할 엄두도 못 내는 것이다. 바쁜 부모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조차 미안해 하고 부담스러하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 117센터 관계자는 "117센터 개설이후 학생들이 학교폭력 신고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신고건수가 늘어 최근에는 단순 신고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관련 고민이나 질문들까지 접수되는 등 이용이 눈에 띄게 활성화 되고 있다" 말해 매우 고무적이다.

월별 신고건수를 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학교폭력 해결에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1월 616건, 2월 1124건, 3월 2386건, 4월 3592건, 5월 6400건, 방학이 시작된 7월에는 9927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117센터가 차츰 알려지면서 증가한 것도 한 이유겠지만, 안심하게 신고를 해도 되겠구나 하는 믿음이 신고건수를 높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신고자 비율을 보면 1월에는 학부모 55.4%, 학생 본인 27.4%, 친구 1.3%에 비해 7월에는 학생 본인의 경우가 49.5%로 학부모 23.8%, 친구 4.0%보다 월등이 높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신분을 밝히지 않아도 누군가 나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117센터가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친구나 선생님, 학부모에게 하지 못할 고민까지도 상담 영역을 확대해 학생들이 학창시절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안내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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