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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으로 중산층이 붕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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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2-08-2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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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반값 등록금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욱 더 심각한 것은 사교육비다. 사교육 때문에 중산층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빚에 허덕이면서도 교육비는 과다하게 지출하는 이른바 '교육 빈곤층'이 3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 가구의 교육비 지출구조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2011년 현재 교육 빈곤층은 82만 4천가구로 가구원은 305만 명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교육 빈곤층은 부채가 있고,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상태임에도 평균보다 많은 교육비를 지출해 빈곤하게 사는 가구를 말한다.

지난해 교육 빈곤층은 월평균 313만 원을 벌었지만, 381만 5천원을 지출해 매월 50만 8천원이 적자라는 것이다. 소득은 평균보다 낮은데도 교육비는 오히려 더 쓰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중, 고등학교 자녀의 사교육비 지출은 교육가구 전체에서는 월 48만 5천원이지만, 교육 빈곤층은 69만 5천원에 달한다. 또 유치원 초등학교 사교육비 역시 전체 평균은 25만 6천원이지만, 교육 빈곤층은 그 두배 가까운 50만 8천원을 지출하고 있다.

교육비 지출이 많다 보니 자연히 의식주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을 줄이거나 빚을 질 수밖에 없다. 식료품, 의류, 주거 등 소득 대비 의식주 지출은 29.4%로 평균 32.8%에 못 미친다. 보건, 교통, 통신, 기타 지출 등도 평균보다 0.2~2.8%씩 낮았다. 대출이자 지출도 평균 15만 2천원으로 전체의 12만 7천원보다 많았다. 이는 교육 빈곤층이 전세금이나 주택대출 등 가계부채를 더 많이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교육 빈곤층의 73.3%인 60만 5천가구가 중산층임을 고려하면, 과다한 교육비 때문에 이들이 하위계층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 주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연구원 관계자는 "학력 경시 풍조에 가계부채를 끌어안은 가구조차 자녀교육에 과도한 지출을 해 생활이 빈곤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단연 최고이다. 이런 교육열 때문에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발전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사교육이 중산층을 붕괴할 만큼 위험수준에 도달하기까지 교육당국은 뭘 했는지 묻고 싶다. 사교육비 문제가 터질때마다 땜질식 처방으로 문제를 더 키운 측면이 많다. 이제는 더 이상 즉흥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지 말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왜 사교육이 번성하겠는가. 공교육이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 선생님들이 사교육 선생님들보다 더 잘 가르치고, 공교육만 받아도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에 갈 수만 있다면 어느 누가 사교육을 받겠는가. 사교육을 뛰어넘는 공교육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교육은 여전히 활개를 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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