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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행위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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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2-09-2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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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천 년 신라의 수도라 불리는 곳이다. 가는 곳마다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문화의 보고라 불린다.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문화유산만 4곳이 있다.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역사유적지구, 양동마을 이다. 세계에 자랑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조상이 물러준 문화유산을 우리가 소중히 간직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책임이 있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주 사람들은 생활에 불편함이 있더라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킨다는데 자부심으로 살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천 년이라는 세월이 흘렸지만, 경주의 문화재가 잘 보존해 왔다. 한 순간의 방심이 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문화유산을 하루 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

우리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이 2008년 토지보상에 불만을 품은 한 사람의 방화로 인해 석축을 제외한 건물이 모두 붕괴된 안타까운 사건을 목격한 바 있다. 아직까지 복구가 되지 않고 있다. 복구하는데 얼마나 어려움이 많은지 말해 주고 있다. 한 순간에 소중한 문화재가 잿더미로 변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경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속인들의 행위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문화 유적이 산재한 곳에서 무속행위를 하기 위해 촛불도 켜고 향을 피우고 있다니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들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경주 남산과 대왕암, 토함산 등에 음식과 향을 피우며, 굿판을 벌이는 바람에 소음과 향 냄새로 인해 관광객들이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에는 계룡산, 팔공산 등이 전국 최고 명당 터로 여겨졌는데, 지금은 신라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 남산과 각종 유물처가 명당이라 해서 전국의 무속인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다.

양남면 봉길리 문무대왕릉에는 대낮인데도 곳곳에서 징과 꽹과리 소리로 여기가 문화유적지인지, 아니면 무속장소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길일이라고 불리는 정월대보름, 정초, 초하루, 보름, 백중에는 200여 명에 이르는 무속인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또 노천박물관이라 불리는 남산에는 바위 밑이나 토굴 등에 촛불로 켜둬 화재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지난 1월에 일어난 삼릉계 마애관음보살입상 인근 산불은 촛불함의 과열로 인한 실화였다. 촛불을 너무 많이 세워 과열로 인해 화재가 났다는 것이다. 다행히 빨리 발전돼 조기 진화됐으나, 자칫 대형 산불로 이어질 뻔했다고 한다. 

경주에는 문화 유적을 감상하기 위해 한 해에 1천 만명이나 되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도시다. 무속행위도 우리 고유의 전통 문화라 보존할 필요가 있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화재 위험이 있는 행위는 자제해야 무속행위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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