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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 본연의 모습 찾기 위한 준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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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3-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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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기가막힌 사연이 올라왔다.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 복학을 준비하던 한 학생이 군대에 있을 때 자신의 전공학과가 사라져 버려 복학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왔다는 것이다. 대학 측은 학과 통폐합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고 복학생은 오랜 꿈을 버려야 하는 갈림길에 놓였다는 사연이다.
   이 복학 준비생은 최근 군을 제대하고 복학을 신청했으나 자신이 다니던 안경광학과의 모집이 중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학칙상 재학생이 없을 경우 해당 학과에 복학할 수 없어 다른 학과로 전과를 하거나 안경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퇴하고 다른 학교로 편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복학 준비생이 다니던 대학은 지난 2016년 학령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학과 통폐합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안경광학과는 학생 모집이 중단되면서 현재 재학생이 없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한차례 휴학한 뒤 2학년을 겨우 마치고 2019년 8월 군에 입대한 이 복학 준비생은 안경사가 되기 위해 이 대학에 진학했고, 그 꿈은 버릴 수 없는 미래였다. 안경광학과를 졸업할 경우 안경사 시험을 치를 수 자격이 부여되지만 현재 이 대학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기가 힘들게 됐다. 그는 "입학 당시 안경사로서의 취직을 목표로 삼았고, 좋은 교수님을 만나 그 꿈을 키웠다. 휴학과 군복무 등으로 공백은 있었지만 그 꿈을 아직 버리지 않고 복학하려는데 안된다니 참담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결국 교육부에 청원을 했으나 학교 측으로부터 복학 불허를 연락받았다. 대학 측과 그는 그동안 면담을 갖고 합의점을 모색했으나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입장에서도 난처하기는 매일반이다. 지원자가 없어 통폐합해버린 학과를 한 사람의 복학생을 위해 다시 환원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복학 준비생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생을 걸기 위해 신중하게 선택한 학과가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으니 참으로 난감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것은 우리 대학의 현주소인지도 모른다.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 정원 미달 사태에 시달리는 지방대학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과연 대학의 본령은 무엇인지 고민해햐 할 대목이다. 무조건 대학을 졸업해서 취업을 많이 하도록 주선하는 것이 유능한 대학이라면 차라리 대학이라는 간판을 내리고 '직업 훈련원'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걸어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대학의 본연의 존재 이유를 찾기 위해서 과감한 대학 구조조정도 필요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깊이 있는 학문 연구는 어디에서 해야 한단 말인가. 군 복무 중 전공 학과가 사라져 버리는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그러기 전에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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