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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건희 미술관 경주에 오면 세계적 문화관광도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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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5-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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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합류했다. 수도권과 부산, 대구는 물론 전국의 지자체들이 제각각 미술관을 유치하겠다는 논리를 개발해 사활을 걸고 있는 와중에 경주시의 합류는 매우 의미심장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역사의 뿌리이면서 경주이씨 삼성가의 본향이기도 한 경주에 엄청난 문화적 인프라를 보탠다는 것은 그동안 침체일로를 거듭하던 경주가 일거에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유치전에 뛰어든 모든 지자체가 나름대로 명분이 있고 반드시 그 도시에 미술관이 서야 할 당위성을 만들어 홍보를 하고 있지만 경주만큼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섰을 때 얻어질 수 있는 국익이 큰 도시는 크게 없어 보인다. 문화는 역사적인 바탕이 담보돼야 하고 그 도시가 가지는 문화적 상징성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화와 관광이 콜라보로 발전하는 현대사회에 인문적 관광자원이 경주만큼 풍부한 도시가 없고 본다면 최고의 컬렉션을 자랑할 이건희 미술관이 경주에 들어선다면 대한민국의 한 지방도시에 불과하던 경주가 글로벌 도시로 커나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이 같은 예는 충분히 있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빌바오는 한때 철강, 조선 공업도시로 번성했다가 일시에 쇠퇴하면서 미래가 막막하게 됐지만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인 구겐하임미술관의 분관을 유치하면서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급부상했다. 스페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가운데 인문적, 문화적 소양을 가진 사람들은 반드시 빌바오를 찾는다. 만일 구겐하임미술관 분관을 유치하지 않았다면 빌바오의 도시 운명은 어떠했을지 불보듯 하다.
   경주는 빌바오와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빌바오는 도심에 흐르는 강 어귀에 비틀어지고 굽어진 티타늄 패널과 유리 커튼월, 석회암으로 치장된 초현대식 건물을 지어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하면서 그 건물 자체로 충분한 전위예술로의 가치를 만들었지만 경주는 이미 천년이 넘은 역사적 흔적이 있고 대한민국 문화의 뿌리를 간직하고 있으므로 빌바오보다 생명력이 길 수 있다. 오랜 전통과 세계적인 미술관이 만났을 때 얻어질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삼성가의 경주이씨 본향이 경주이니만큼 소장자였던 이건희 회장의 본향에 미술관이 선다는 것은 하나도 생뚱맞지 않다. 그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삼성가가 다시 한번 문화로 새로운 국격을 향상시키는 데 이번 이건희 미술관의 경주 설치로 크게 공헌해야 한다. 정부도 긴 안목으로 경주라는 도시의 잠재적 가능성에 큰 의미를 두고 미술관 입지로 경주를 택하는데 주저하지 말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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